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장고’ 들어간 까닭

명분·공천권 보장하면 결단 미룰 이유 없어

당내에선 安‧劉 동반출격 목소리…내홍 조짐

명분·공천권 보장하면 결단 미룰 이유 없어
당내에선 安‧劉 동반출격 목소리…내홍 조짐

28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서울시당 개편대회에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대화를 나누며 시계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늘(28일) 오후 2시에 어떤 사람이 서울시장 출마선언 한다고 하기에 봤더니 나랑 이름이 같더라. ‘동명이인이 있나 보다. 한 번 구경가야지’ 했는데, 사실무근이라며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하하.”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당 개편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28일 오전부터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설’이 나돌았고, 일부 언론에선 예고기사로 보도하기도 했다. 안 위원장은 ‘조그만 해프닝’이라고 웃어넘겼지만,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인재영입 발표에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유승민 공동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조기출마’ vs 유승민 ‘동반출격’ 갈등

바른미래당은 안 위원장의 조기출마와 유승민 공동대표의 동반출격을 둘러싼 이견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유 대표 측은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빠른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유 대표는 “안 위원장에게 빨리 좀 결심하시라고 얘기했다”고도 했다. 당 내에선 이날 안 위원장의 ‘출마선언 해프닝’이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 대표는 지방선거 불출마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 100여명은 이날 안 위원장과 유 대표가 지방선거에 동시에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를 담은 성명서를 지도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3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각계 대표자와의 인재영입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명분·공천권 보장하면 결단 미룰 이유 없어

이에 안 위원장은 “당원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자기 의사표현을 할 수 있지만, 본인(유승민 공동대표)의 (불출마) 의지가 확고하니까 더 이상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표면적으론 유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다만 안 위원장은 당에서 자신의 출마 명분을 세워주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당 지도부가 공천권을 비롯한 지분을 보장해줄 경우 ‘결단’을 미룰 이유가 없다. 안 위원장은 “출마가 확정되면 서울시민에게 가장 먼저 알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