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신’ 이승훈 출격, 밴쿠버 기억 떠올려라
5000m 시작으로 주종목 매스스타트 등 줄줄이 출격
2010 밴쿠버 대회 당시 5000m 은메달로 대활약
한국 빙속의 살아있는 전설 '빙신(氷神)' 이승훈이 다시 한 번 올림픽 메달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건다.
이승훈은 11일 오후 4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경기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사표를 던진다.
이승훈의 메달 획득 가능성은 반반이다. 일단 이승훈은 이 종목에서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경험이 있다.
그는 지난 2010 밴쿠버 대회서 장거리 세계 최강자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에 이어 2위로 골인한 바 있다. 크라머의 기록에 2초35 뒤진 6분16초95의 만족스러운 성적이었다. 이와 함께 이승훈은 올림픽 장거리 빙속 역사상 메달을 딴 최초의 아시아 선수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기세를 몰아 빙속의 마라톤이라 불린 10,000m에서는 아예 금메달까지 따냈던 이승훈이다. 물론 당시 레이스에서는 스벤 크라머가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레이스 막판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반칙을 범해 실격 처리됐고, 이승훈이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가져가는 행운이 따랐다.
4년 뒤인 소치 올림픽에서는 네덜란드의 기세에 밀리고 말았다. 당시 이승훈은 6분25초61로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지만 금, 은, 동을 모두 가져간 네덜란드 3총사 등 유럽세에 밀리며 12위에 그친 바 있다.
그러나 이승훈은 여전히 아시아 최강자로 통한다. 특히 지난해 2월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아시아신기록(6분24초32)을 세우며 이 대회 4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승훈의 올 시즌 5000m 세계 랭킹은 14위로 메달권과는 제법 차이가 난다. 하지만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도 이승훈은 크게 주목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즉, 경기 당일의 컨디션이 크게 좌우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개인 최고기록(6분7초4)만 놓고 보면 25명의 출전 선수 중 5위에 해당한다. 즉, 메달을 따냈던 좋은 흐름을 떠올리고 안방 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는다면 메달권 진입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
이승훈은 이번 5000m에서 5번째로 등장한다. 벨기에의 바트 스윙스와 레이스를 펼치며 인코스에서 얼음을 타게 된다. 스윙스는 4년 전 소치 대회서 4위에 오른 장거리 강자로 이승훈과 레이스를 펼치기에 손색없는 실력자다.
물론 이승훈이 뛰고 난 뒤에는 차례로 등장할 세계적 강자들의 기록도 살펴야 한다. 8조에서는 지난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얀 블록휴이센(네덜란드)이 나서며, 곧바로 이어지는 9조에서는 세계 신기록 보유자인 캐나다의 테드 얀 블러먼, 그리고 10조에서는 사상 첫 3연패에 도전하는 스벤 크라머가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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