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최저임금 한 달 '쇼크'…알바 사라지고 가격 치솟고
햄버거, 분식, 커피 등 서민 먹거리 줄줄이 가격인상
고용불안·가격인상…고용주, 알바 모두 '한숨'
"매출은 제자리걸음인데 임대료와 원재료값은 계속 오르고 있고, 최저임금까지 오르면서 빚만 쌓여갈 판이네요. 인건비를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가족운영을 시작했거나 이마저도 어려워 폐업을 결정하는 곳이 늘었어요."(여의도 프랜차이즈 점주 A씨)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예상치 못한 '최저임금 쇼크'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소비자 눈치를 보느라 발만 동동 구르던 프랜차이즈들도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 봉인을 해제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종업원 수를 줄이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휴·폐업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유통업계 전반의 가격인상으로 번질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이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햄버거, 분식, 커피 등의 가격이 이미 줄줄이 오르기 시작했다.
커피빈 코리아는 다음달 1일부터 제품의 가격을 200~300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이번 인상은 2012년 7월 이후 2년여만이다.
롯데리아는 앞서 지난해 불고기버거 100원, 새우버거 200원 등 가격을 인상했고, KFC는 24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다. 모스버거도 가격을 올려 받고 있다.
분식 프랜차이즈인 신전떡볶이도 떡볶이 가격을 500원 인상했다. 고봉민 김밥도 김밥가격을 300~500원 인상했고, 죽이야기도 죽 메뉴를 500원가량 올렸다.
배달 비중이 높은 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하거나, 최소 배달 비용을 올렸다. 일부 중화요리 업체는 짜장면, 짬뽕 등의 가격을 500~1000원씩 인상했다. 맥도날드는 이미 배달서비스인 '딜리버리'의 최소 가격을 8000원에서 1만원으로 높였다.
문제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특성상 한 브랜드의 가격이 오르면 도미노 가격인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가맹점주들이 임대료와 인건비 증가로 가격 인상을 요구해 왔지만 정부와 소비자의 눈치를 보느라 실행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인상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던 만큼 누구하나가 총대를 메면 따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너무 서두르면서 기대했던 경제효과 보다 고령층, 주부, 청년들의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드는 역효과가 더 크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취업문이 좁아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들이 쏟아지면서 아르바이트생들의 위기감이 확대되고 있다.
알바천국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 발표 후 고용주로부터 '아르바이트 근무시간 단축 통보를 받았다'는 경우는 16.9%,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응답은 9%를 기록했다.
대학생 이모 씨는 "아르바이트생 채용 조건이 작년보다 까다로워졌다"면서 "군필자에 경력자 채용을 원한다. 시급이 올랐지만 근무 시간은 줄어들머 아르바이트 채용 관문이 높아진 것을 실감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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