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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1987' 김윤석 "영화적 완성도, 가장 부담"


입력 2017.12.27 07:00 수정 2018.01.04 09:41        김명신 기자

극중 대공수사처 박처장 역 파격 변신

실존 인물 불구 새로운 '희대 악' 그려

영화 ‘1987’은 고 박종철 사건을 시작으로 6월 항쟁까지 실제 일어났던 일들을 바탕으로, 그 안에서 용감하게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중 김윤석은 대공수사처 박처장 역을 맡아 역대급 악역을 그려냈다.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1987’로 스크린에 돌아온 배우 김윤석은 그 어느 때 보다 영화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적 배경이 1987년인데다 실제 일어났던 사건과 실존 인물들을 모티브로 한 영화의 주인공인 만큼 적지 않은 부담감을 가졌을 터다.

김윤석이 이번에도 파격적인 변신을 단행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하물며 치아 구조의 변경까지 신경 쓰면서 캐릭터 몰입을 시도했다. 그 이유는 “그의 악랄함을 보여줘야 했다”는 것이다.

영화 ‘1987’은 고 박종철 사건을 시작으로 6월 항쟁까지 실제 일어났던 일들을 바탕으로, 그 안에서 용감하게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중 김윤석은 대공수사처 박처장 역을 맡아 역대급 악역을 그려냈다.

김윤석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자리에서 “영화에 출연하기 까지 쉽지 않았다”면서도 “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안되는 영화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나리오가 정말 훌륭했어요. 존경하는 장준환 감독의 작품이기도 했구요. 출연을 결정하는데 어려웠다기 보다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기에 마음이 무거웠던 거죠. 하지만 거부할 이유는 없었어요. 무조건 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죠. 안 그러면 그 분들께 누가 되고, 유족들에게 너무 죄송할 거 같았어요. 다행히 영화가 잘 만들어진 거 같고, 함께 보신 분들도 괜찮다고 말씀해주셔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김윤석은 영화 촬영에 앞서 고 박종철 열사의 유족들을 만났고, 이 영화에 대한 책임감을 피력했다. 그는 “흥행의 부담 보다는 이 이야기를 얼마나 완성도 있게 만들 것인가에 초점이 맞췄다. 슬프고 소중한 이야기 인데 영화적 완성도가 떨어지면 볼 낯이 없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다. 감독님은 아마도 밤잠을 못잤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존 인물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테지만 김윤석은 “시나리오의 짜임과 드라마를 얼마나 잘 녹여냈는가가 관건”이라면서 “실명이든, 실존 인물이든, 특이하거나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천상 배우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영화 ‘1987’은 고 박종철 사건을 시작으로 6월 항쟁까지 실제 일어났던 일들을 바탕으로, 그 안에서 용감하게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중 김윤석은 대공수사처 박처장 역을 맡아 역대급 악역을 그려냈다. ⓒ CJ엔터테인먼트

극중 박처장은 시대의 권력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때문에 그는 표정부터 말투까지, ‘박처장’이 되고자 했고, 그 시대적 권력의 최후를 격앙되게 그리고자 했다.

“희한한 시대였죠. 넌센스를 보여준 시대가 아니었나 싶어요. 당시에는 정치 풍자 마당극이나 연극이 많았는데 참 암울한 시대였던 거 같아요. ‘받들겠습니다’는 실제 사용된 말이었어요. 우스꽝스럽죠. 당시 시위 참가했던 분들이 지금은 어른이 돼서 부모가 됐고 그렇게 촛불을 들고 다시 광장으로 나갔어요. 그런 것들을 관통할 수 있는 세대를 만날 수 있는 지점, 이런 점에서 영화 ‘1987’은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요.”

영화적 메시지는 분명 재미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웃음’이 아니라 ‘완성도’를 뜻하는 것이었다. 그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고 감독에게 말했다. 재미있어야 관객이 보고, 관객이 봐야 그 시대에 대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권력과 그 권력에 빌붙어 생명을 유지하는 또 다른 권력, 그렇게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인물들을 통해 30년 전이 지금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는 김윤석은 “30년 동안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이 영화는 메시지도 드라마도 있다”면서 “젊은 층도, 이 시대를 겪은 세대도 각자의 기준으로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실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되면 역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요. 과거 TV를 통해 ‘제5공화국’을 보면서 선배들의 연기를 느끼곤 했는데, 이제는 제가 그 나이가 됐더라구요. 사명감이 더 커졌죠. 그래서 더 잘 하려고 했고, 의미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좋은 경험이었고, 모든 배우들에게 감사하는 말을 하고 싶어요. 오래오래 기억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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