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스타트업' 키우는 유통가…"K뷰티 인큐베이터"
스타트업에 화장품 제조·유통 일괄 지원…향후 '윈윈 효과' 노려
사내 벤처 프로그램도 운영…실제 신규 브랜드 론칭으로 연결
화장품업계 등 유통가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스타트업 회사에게는 부족한 제반요소를 제공한 뒤 그들의 창의적인 역량을 통해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전략이 그 배경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K-뷰티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를 자처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화장품 ODM 기업 한국콜마는 편의점 CU(씨유)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함께 '4차산업 기반 화장품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를 위한 상호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들은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국콜마의 화장품 제조 공정과, BGF리테일의 유통 판로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4차산업 관련 과제 연결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사업 제휴도 지원한다. 오는 1월부터는 지원 대상을 선발하기 위해 화장품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이 진행된다.
BGF리테일은 공모전에서 선발된 업체를 대상으로 편의점 고객에 대한 코칭 과정을 진행하고, CU의 유통 노하우가 집약된 사업 전략 정보도 공유할 방침이다.
앞서 BGF리테일은 CU 편의점 매장에 화장품 입점을 늘려왔다. 에뛰드하우스의 '미니 케어 시리즈'를 업계 단독으로 입점했고 '홀리카홀리카' 브랜드 제품을 일부 판매하기도 했다. BGF리테일은 화장품 스타트업을 발굴해 파트너사로 삼을 수 있고, 이들에게 화장품을 공급할 한국콜마 역시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으니 '윈윈'인 셈이다.
BGF리테일 송재국 상품본부장은 “CU만의 노하우로 스타트업 업체의 역량 개발을 지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상품들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부터 유통까지 각 분야의 전문 파트너사와 함께하는 만큼 잠재력 있는 업체를 선정하여 윈윈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뷰티·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테크업플러스(TechUP+)' 시즌2를 모집한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와 함께하는 테크업플러스는 기업 측에는 비즈니스와 기술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스타트업에게는 안정적인 사업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프로그램이다.
아모레는 내달 18일까지 국내 스타트업들의 참가 신청을 받는다. 서류 평가와 두 차례의 발표 평가를 거쳐 선발된 최종 5개 팀에게는 6개월간 투자금과 오피스 공간, 각종 교육 및 멘토링 등이 제공된다.
강병영 마케팅전략Unit 전무는 “지난해 테크업플러스 시즌1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었던 만큼, 올해는 서비스 분야까지 모집 대상을 확대했다”며 "테크업플러스 시즌2에도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뷰티·헬스케어 스타트업의 많은 관심과 도전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화장품업계의 이같은 스타트업 투자는 민첩하고 새로운 먹거리 사업 발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모레 측은 "디지털 시대의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창의적인 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해 사내외 스타트업 육성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는 지난해부터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린 스타트업(Lean Startup)'도 운영하고 있다. 린 스타트업 1기 활동으로 친환경 천연유래 화장품 '가온도담'과 스포츠 전문 자외선 차단 브랜드 '아웃런'이 론칭된 바 있다. 올해 발족된 2기는 남성전용 브랜드 '브로앤팁스'와 마스크팩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스테디'를 지난달 선보였다.
강 전무는 "창조적인 니치(niche) 브랜드가 새롭게 개발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사내 제도적 기반과 문화를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테스트 앤 런(Test&Learn)의 자세로 '고객 중심’을 위한 길에 더욱 가까워 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민간영역에서 스타트업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극소수 기업에만 돈이 몰리는 화장품 산업 구조를 해소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화장품 제조판매업체가 1만개를 넘어섰는데 이 중 대다수가 영세업체다"라며 "화장품 업종은 진입장벽이 높지는 않지만 지속 성장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대형 회사들이 스타트업과 상생하는 데 투자하는 것은 화장품 산업 전체가 부흥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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