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올해 배당액, 작년대비 증가 전망
자본총액도 1년새 증가…건전성 문제없어
은행권 올해 배당액, 작년대비 증가 전망
자본총액도 1년새 증가…건전성 문제없어
올들어 사상 최대 실적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은행권이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자본확충과 배당액 확대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은행들은 6년만에 유례없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연말 고배당을 예고한 상태다.
시중은행들은 실적상승 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수 없는 상황에서 2019년부터 국내은행에 대한 자본비율 규제 시행을 앞두고 자본확충을 좀더 해야할지 주주들을 위한 배당액 확대에 나서야하는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하지만 국내 시중은행들은 자본비율의 건전성이 대체로 높은 만큼 연말 배당액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기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DPS와 기말발행주식수를 함께 집계한 올해 은행권의 배당금 추정치(추정기관 3곳이상)에 따르면 상장돼있는 지주와 은행의 올해 배당금 추정치는 작년말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의 올해 배당금액은 지난해(4980억원)보다 두배 가까운 831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한지주도 배당금액을 작년 6876억원에서 올해 8410억원까지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올해 배당금을 4445억원까지 늘릴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은행은 작년말 3108억원을 배당했다.
우리은행은 작년 2693억원에서 올해 3802억원까지 늘릴 것으로 추정했고, 기업은행도 올해 추정 배당금액은 작년 2688억원보다 3615억원으로 크게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배당액을 예년보다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되는 데에는 올들어 사상 최대 실적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올해 3분기까지 11조2000억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5조5000억원)보다 103.6%가 급증했다. 이는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2011년(13조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은행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총이익에서 충당금과 판매관리비를 제외해도 영업이익은 무려 13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같은기간보다 8조3000억원이나 증가한 셈이다. 순이익도 6조5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조3000억원이 늘었다.
은행 수익성 지표인 ROA(총자산순이익률)는 0.52%, ROE(자기자본순이익률)는 6.68%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0.09%포인트와 1.28%포인트 상승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당장 자본확충을 해야할만큼 건전성에 문제가 있지 않기 때문에 배당을 통해 주주환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 은행들은 대출심사를 꽤 까다롭게 하고 장기고정 채무나 우발채무가 많지 않아서 자본확충이 시급해보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자본을 늘리는 추세다. 올해 대부분 시중은행들의 자본총액이 작년대비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연결재무재표 기준으로 올해 9월말 자본총액이 25조538억원인데 작년 9월말 23조3250억원보다 1조7288억원이 늘어났다. 하나은행도 올해 23조977억원으로 작년 22조3351억원보다 7626억원이 증가했다. 우리은행 역시 올해 20조6170억원으로 작년보다 272억원 정도 늘었다. 기업은행도 작년보다 1조662억원이 늘어난 18조8142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신한은행의 자본 총계는 올해 21조524억원으로 작년보다 1조6604억원이 줄었다.
실제 현재 은행들의 자본비율은 의무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에 비해 충족할만한 수준이라는 것이 금융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은행·보험 연구실장은 "현재 기준으로 볼때 은행들은 요구수준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익을 낸 금액에서 배당을 먼저하고 남은 이익으로 자본을 쌓는데 그만큼 은행들의 수익성이나 건전성이 예년에 비해 좋아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