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예산국회 '캐스팅보트' 될까?
공무원 증액·최저인금 인상·SOC축소 쟁점서 목소리
국회가 오는 3일부터 429조원에 달하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 돌입하는 가운데 국민의당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여당과 제1야당 사이에 소득주도 성장과 복지예산 증가, 사회간접자본(SOC)예산 삭감을 비롯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공무원 증원 문제를 두고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중앙직 공무원 1만5000명에 대한 인건비로 4000억원을 편성, 소방과 경찰 등 국민 생활·안전에 꼭 필요한 분야에 국한된 인력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당은 향후 재정부담을 고려해 예산 삭감을 주장하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은 소방공무원 등 현장직에 한해 예산 증편을 고려한다 해도 사무실 공무원에 대해서 엄정한 수요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향후 예산심사를 판가름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2018년 공무원 소요정원 중 삼분의 일이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경찰, 소방 등 현장인력이 아닌 내근직으로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증원할 현장인력 공무원은 7547명, 내근 공무원은 3328명이었다"며 "정부의 증원 계획에는 이와 무관한 법무부 356명, 국세청 331명, 해양수산부 209명, 국토교통부 148명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사실상 외근직 증액 편성에는 찬성을, 내근직 공무원 증액 편성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 문제에서도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5년간 최저임금 평균 7.4%가량의 인상분인 3조원 가량을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에 지원해주는 방안을 예산안에 편성할 계획이다.
한국당은 하지만 최저임금 지원 등을 통한 소득주도성장의 실효성을 의심하며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는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을 주장하며 한국당과 일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SOC분야 예산 축소 쟁점에서도 국민의당의 역할이 주목된다. 정부는 내년 SOC 예산을 올해보다 4조4000억원(20%) 삭감한 총 17조7000억원으로 편성, 국민의당으로부터 '호남홀대론'을 불러왔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심재철 국회 부의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차담회 자리에서 "R&D와 SOC분야 예산 축소로 성장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며 "최저임금, 공무원 증가, 건보확대 등에 지속가능한 예산확보로 이것을 감당해낼 수 있는가 걱정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동철 원내대표 또한 SOC삭감과 관련해 "권위주의 영남 정권시절에 호남이 차별받았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낙후 지역인 호남이나 충청에서 영남과 똑같이 동결 내지, 삭감한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SOC예산 축소를 진행하려는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한국당의 축소에 대한 의문에 이어 국민의당이 호남지역 SOC 축소 문제를 집중 부각을 예고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캐스팅보트로서 당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최저임금 보전 문제와 공무원 증원 관련해 집중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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