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토론 나선 바른정당…보수통합 운명은?

자강파 내 균열…'통합 전대' 제안 등장

오는 13일 전대 연기 여부도 논의될 듯

김무성, 유승민 등 바른정당 의원들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바른정당이 1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의 운명에 대한 논의를 재개했지만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과의 통합은 '죽음의 길'이라며 선을 긋던 자강파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통합 전당대회' 카드를 꺼내면서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한층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당초 바른정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자강을 하자는 의견과 자유한국당과 합쳐야 한다는 의견이 상존했지만 남경필 경기지사가 이날 통합 전당대회를 공식 제안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대표적 자강파인 남 경기지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보수개혁을 위해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통합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맞다"며 새로운 보수통합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양쪽의 차이를 좁히는 방안으로, 보수 개혁을 위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통합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재창당을 위한 '통합 전당대회'는 진정한 의미의 보수개혁 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 통합 전당대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통합 전당대회란 한국당과 바른정당을 모두 아우르는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의미다. 홍 대표가 지난달 '당대당 통합'을 받을 수 있다고 선회하면서부터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됐다.

또다른 자강파 인사인 김세연 정책위의장도 이 자리에서 "보수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통합의 시점이 올 것인데 문제는 방법을 어떻게 하느냐"라며 "국정 문란의 핵심 책임자들의 징계가 조기에 제대로 추진돼 결론이 난다면 통합 전당대회를 통해 보수대통합을, 바른정당이 (한국당과) 대등한 위치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자강파의 수장 격인 유승민 의원은 "(전당대회를) 그대로 해야 한다. 계획대로 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권오을 최고위원과 진수희 최고위원도 "끝까지 버티면 길이 나온다" "1명만 이탈이 있어도 바른정당은 깨진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통합파와 자강파는 물론 강성 자강파와 통합으로 기울고 있는 일부 자강파 사이에도 충돌이 있을 전망이다. 비공개로 진행 중인 이날 총회에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대다수 의원이 참석했다.

일부 자강파 의원들이 통합 전당대회를 제안하면서 오는 1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연기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의원과 원외위원장들은 통합 전당대회를 논의하기 위해 당의 전당대회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통합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분들은 보수대통합을 위해 우리 당의 전당대회 연기를 요구하자 이런 제안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게 어느 정도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의총에서 당의 진로에 대한 가닥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