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홍준표와 '일대일 회동' 가능할까
홍준표 "안보 영수회담…대통령 원하는 때 갈 것"
청 "한미 정상회담과 동남아 순방 준비 등 힘들어"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1대 1 회담'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북핵 외교'를 위해 방미 중인 홍 대표는 26일(현지시각) 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미국 조야의 분위기와 우리가 취득한 북핵에 대한 대처 방안을 문 대통령과 만나 상의하는 것이 옳겠다"며 "1대 1 안보 영수회담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그동안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을 상대로 제안한 청와대 회동에 불참했다. 표면적으로는 청와대 회동이 '형식적인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점을 불참 이유로 들었지만, 다자 회담에 참석해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하지만 '안보 정당'을 자처한 제1야당 대표가 안보현안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 불참한 것을 두고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문 대통령 입장에선 한반도 위기에 따른 국민의 불안이 높은 상황에서 초당적 협치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문 대통령은 "안보 상황이 어렵지만, 내부만 제대로 결속되고 단합된다면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7월과 9월 잇따라 여야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머리를 맞댔지만, 제1야당 대표가 불참해 '반쪽회동'이란 평가를 받았다.
'협치 정국'의 열쇠를 쥔 홍 대표가 대선 후 처음으로 문 대통령과 만나 정국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자리가 마련될 경우, 강대강으로 흐르는 정국에도 훈풍을 기대해볼 수 있다.
홍 대표도 문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선 절충점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회담 시기에 대해 "시기는 문제가 안 된다. 문 대통령이 원하는 때 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현지에서 기자들과 가진 만찬에선 "(문 대통령과) 민정수석 시절 법사위에서 다퉈본 적이 있는데, 그때 느낌은 거짓말을 못 하고 순수하다는 생각이었다"고도 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한·미 정상회담과 동남아 순방 준비에 여념이 없어 물리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문 대통령이 회담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이 11월 7~8일 예정돼 있고, 이후 8일부터 15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3개국을 순방한다.
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을 마친 뒤 여야 대표들에게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다만 홍 대표와의 '1대 1회담'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른 야당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데다 홍 대표만 따로 만나야할 명분을 찾기도 어렵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외순방을 다녀온 뒤에 홍 대표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면서도 "홍 대표만 만날 수 있는 계기가 있기를 바란다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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