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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또 부진... 봄날은 언제 올까?


입력 2017.10.26 17:58 수정 2017.10.26 18:31        이홍석·이호연 기자

뚜렷한 개선 요인 없어 부진 지속...흑자전환 불투명

4Q 이후 TV-가전 호 실적에도 전체 실적 개선 난망

뚜렷한 개선 요인 없어 부진 지속...흑자전환 불투명
4Q 이후 TV-가전 호 실적에도 전체 실적 개선 난망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LG전자가 가전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이 발목을 잡는 실적 흐름이 다시 재현됐다. 4분기 이후에도 이를 개선할 만한 요인이 없어 당분간 이러한 형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26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TV와 생활가전은 4분기 이후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는 반면 스마트폰은 향후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LG전자가 이 날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TV가 주축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가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로 맹활약한 가운데 스마트폰이 주축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는 1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며 대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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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사업본부(매출액 4조6376억원)는 458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세탁기와 냉장고 등 생활가전이 주력인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4249억원)을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9.9%로 H&A(8.5%)를 뛰어 넘었다. HE사업본부가 분기 기준 4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률도 역대 최대치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1조1832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1조2374억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HE사업본부는 지난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만큼 2년 연속 최대 실적 경신을 예약하게 됐다.

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와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TV 판매가 꾸준히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구조 개선도 분기 기준 사상 최고 수익성 달성에 기여했다.

LG전자의 올레드TV 판매량은 2015년 31만대, 지난해 67만대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는 지난 3분기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전체 판매량에 육박하는 등 판매량이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회사측은 이 날 오후 실적 발표에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수익성이 좋았던 이유는 올레드 TV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과 하이엔드 제품 매출 비중 확대가 주효했다”라고 밝혔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올레드 TV가 프리미엄 제품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동일 사이즈 기준으로 지난 2015년 약 2배 수준이었던 액정표시장치(LCD) TV와의 가격 격차가 올해 1.3배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OLED TV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LG전자는 최근 55형 OLED TV 가격을 200만원대 중반까지 낮춘 상태로 올해 북미 지역의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쇼핑시즌에는 100만원대 제품도 나올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OLED TV의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면서 LCD TV가 주도해 온 프리미엄 시장이 재편되는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향후 LCD 패널가 하락세를 반영하게 되면 TV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며 “OLED TV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기존 주력이었던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도 건재해 HE와 함께 앞으로도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내시장에서 에어컨 외에도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트롬 건조기,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 등과 같은 신성장 제품의 판매가 늘었고 북미, 유럽, 아시아 등 해외시장은 프리미엄 제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경쟁사 월풀의 제소로 불거진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발동되더라도 선제적 대응 조치를 마련하고 있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회사측은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건설 중인 미국 테네시 공장 가동 일정을 대폭 앞당길 계획이다.

LG전자는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는 내년 초에 결정될 것"이라며 "일시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의 근본적인 이슈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회사 실적 발목 잡는 스마트폰 적자...개선 불투명
하지만 스마트폰이 주축인 MC사업본부의 실적 개선은 여전히 미궁 속이다.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시작된 10분기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3분기 영업손실 3753억원을 기록하면서 이미 올해 누적 적자 규모(5040억원)가 5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1조2181억원)보다는 적자 폭이 개선된 것을 위안으로 삼기에는 판매 부진에 따른 적자가 전체 회사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이 뼈아픈 상황이다.

올해 조성진 부회장의 단일 최고경영자(CEO) 체제 전환을 맞아 G6와 V30을 내놓으며 야심차게 스마트폰 부활을 외쳤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귀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MC사업본부의 적자가 주력 상품의 판매 부진이라는 점에서 회사의 신성장사업으로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전장부품(VC)사업본부와도 처한 상황은 다르다.

VC사업본부의 적자는 선행 기술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또 최근 퀄컴과의 제휴 체결 등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어 장기적인 사업 전망도 긍정적이다.

LG전자는 이 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MC사업본부 적자가 오래 지속되고 있지만 V20·G6·V30 등을 출시하면서 제품력이 상당히 개선됐고 시장에서도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라며 “브랜드력을 높일 수 있도록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 측면에선 4분기 적자폭이 개선될 것”이라며 “종합적인 경쟁력이 실적으로 가시화되는 시점은 내년부터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적자 개선 의지를 나타냈지만 흑자 전환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상황으로 흑자전환 시기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업계와 증권가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비용 증감에 따라 분기별로 적자 폭 개선은 가능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흑자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LG전자는 이 날 공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15조 2241억원, 영업이익 516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5.1%, 82.2% 증가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4.6% 증가, 영업이익은 22.3% 감소한 수치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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