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연체이자율 최고 18%…차주 채무상환 저해
시중은행 평균(15%)보다 3%포인트 상회…손실보전 뛰어넘는 이익 챙겨
차주 137만여명 연체금리 산정체계 몰라…고이자 부담으로 상환 어려움
국내 시중은행 중 연체이자율이 가장 높은 SC제일은행이 손실 보전을 뛰어넘는 이익을 거두면서 차주의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은행연합회 대출연체이자율 공시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신용대출 최고 연체이자율은 18%로 시중은행 평균(15%)보다 3%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기간별로 살펴보면 89일 이하는 9%, 90일 이상 연체할 경우 10%를 책정하고 있다.
반면 같은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이 1개월 미만 5%, 3개월 미만 6%, 3개월 이상 7%로 연체이자율을 설정하는 등 다른 시중은행들의 기간별 이자율은 SC제일은행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은행들은 차주가 돈을 빌릴 때 작성하는 대출계약서에 지연 배상금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는데 정해진 상환기한을 넘기면 차주에게 대출금리에 연체이자를 더한 금액을 부과한다. 연체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자율도 상승하는 구조다.
문제는 SC제일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이 책정하고 있는 연체이자율이 원가를 반영했다기보다 징벌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은행들은 가산금리 산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손실 보전을 뛰어넘는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상반기까지 137만여명에 달하는 차주가 연체이자율 산정 방식도 모르고 높은 이자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선진국에 비해 이자율이 과도하게 높아 채권자가 정상적으로 채무를 상환하는데 어려움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캐나다의 경우 연체 가산금리가 전혀 없으며 독일(2%), 프랑스(3%), 미국(3~6%) 등도 국내 은행들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낮다. 연체한 사람이 정상적으로 빚을 갚을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높은 연체이자율이 문제가 되면서 금융당국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우선 연내 대출 금리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현재의 절반인 약정금리에 3~5%를 더하는 수준으로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금리 산정체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의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한 차례 낮춘 바 있고 국세 납부불성실 가산세율(연 10.95%) 등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어 실제 연체이자율이 내려갈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높은 연체이자율은 채무자의 부담을 높여 연체 차주의 재기를 어렵게 만든다”며 “근본적·장기적으로는 신용시장 내 채권자 간 경쟁 활성화로 연체이자가 결정될 수 있도록 유도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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