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차이나-중] 사드에 지친 면세점…"중동으로 눈돌리자"
면세 업계 탈 중국에 사활
일본·태국·홍콩·중동 등 글로벌 시장 공략
면세 업계 '포스트 차이나' 찾기 분주
일본·태국·홍콩·중동 등 글로벌 시장 공략
국내 면세점 업계가 '포스트차이나' 찾기에 분주하다.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장기화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직면한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물론 중국에 치우친 사업을 다각화 하기 위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면세점 업계 매출에서 70~80%를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은 금한령 이후 급격하게 감소했고, 면세점 매출도 30~40%가량 폭락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
국내 1위 롯데면세점마저도 올해 2분기 298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상반기 영업이익이 7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롯데면세점 뿐 아니라 금한령 시행 후 첫 주말 신라면세점 매출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었다. 갤러리아면세점 매출은 30% 정도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도 같은 기간 지난달 평균 하루 매출보다 약 35%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면세점 업계는 동남아, 중동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다변화로 중국에 편중돼있던 소비자를 분산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6일 다낭국제공항 신터미널에 다낭공항점을 임시 오픈해 국내 면세점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이어 6월에는 태국 방콕 번화가인 알씨에이(RCA)거리에 위치한 쇼디씨(SHOW DC)몰 내에 롯데면세점 태국시내점을 열었다.
방콕은 2015년 글로벌 관광입국객 순위 기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관광객이 많이 방문한 도시다. 특히 중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로 꼽힌다. 게다가 면세점이 입점해 있는 쇼디씨몰은 한류 엔터테인먼트를 주제로 관광객에게 특화된 건물이다. K-POP 한류 문화와 한국 패션, 화장품 위주로 매장이 구성돼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방콕점 오픈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태국을 연계한 동남아 마케팅도 기획 중이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태국 방콕시내점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공항과 시내점, 괌공항점, 일본 간사이공항점과 도쿄 긴자점, 베트남 다낭공항점 등 7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신라도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선 12월 홍콩 첵랍콕 공항 면세점을 개장을 앞두고 있다.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은 아시아 3대 국제공항 중 하나로 신라는 첵랍콕 공항면세점에 187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태국 푸켓에 첫 해외 시내면세점을 열었고, 지난 4월 일본 도쿄 신주쿠에 일본과 합작면세점 '다카시마야 면세점 신라(SHILLA) & ANA'를 개장했다.
지난해 신라면세점의 해외매출은 5000억원 규모였다. 최근 개장한 태국 푸켓,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과 올해 말 홍콩 첵랍콕공항 면세점이 개장하면 국내 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연간 해외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세계면세점은 국내 관광지 남이섬과 함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자사 인지도를 확대하고 동남아와 무슬림 개별 관광객 유치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사드 직격탄으로 제주공항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한 갤러리아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인 갤러리아면세점63을 중심으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중국인 이외의 내국인·동남아인 유치를 지속 시행하고 온라인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중동 현지 여행페어에 참여하고 현지 에이전트와 업무협약 계약을 진행했다. 이미 중동 무슬림 인바운드 여행사 2곳과는 송객 계약을 마쳤고, 앞서 지난해 11월 대만 국제여행박람회에 참가한 이후 현재까지 동남아 인바운드 여행사 79곳과 송객 계약을 맺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 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양한 관광 자원의 개발"이라며 "그동안 면세업계도 장기적인 안목보다는 덩치 불리기에 급급했다면 앞으로도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해 글로벌 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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