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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5년 실형] 패닉에 빠진 삼성...경영공백 장기화 '먹구름'


입력 2017.08.25 16:21 수정 2017.08.25 16:56        이홍석 기자

이 부회장 징역 5년 실형에 참담한 분위기 휩싸여

항소 밝힌 가운데 경영 공백 장기화 우려 커져

삼성 역사상 최초로 총수가 실형을 선고받자 삼성 내부에서는 참담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연합뉴스
이 부회장 징역 5년 실형에 참담한 분위기 휩싸여
항소 밝힌 가운데 경영 공백 장기화 우려 커져

삼성 역사상 최초로 총수가 실형을 선고받자 삼성은 큰 충격과 함게 패닉에 빠졌다. 삼성측은 1심 판결에 반발하며 즉각 항소 입장을 밝혔지만, 당장 총수공백 상태가 장기화될 것이 불가피해지면서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의 중형이 선고받자 삼성 내부는 참담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25일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사옥과 삼성서초사옥은 이 날 서울중앙지법에서 개최된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되자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유죄판결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특검이 징역 12년을 구형하면서 주장했던 핵심 혐의인 뇌물, 횡령은 물론 국외재산도피까지 모두 재판부가 인정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등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고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영향력을 미리 알지 못했기 때문에 뇌물을 공여했다는 특검의 의혹을 반박해 왔다. 실제 재판에서도 이를 입증할만한 증거나 증언은 나오지 않았고 이 때문에 무죄를 확신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가 이 부회장이 사전에 이를 인지하고 청탁을 하면서 뇌물을 제공한 것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충격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측은 참담한 분위기 속에서 공식 입장을 자제한 채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항소에 따른 2심 재판과 향후 경영 공백 장기화에 따른 대책 마련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변호인단이 밝힌 대로 즉각 항소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일단 판결 내용을 다시 살펴보며 상황을 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삼성 관계자는 "지난 2월 예상을 깨고 이 부회장이 구속됐을 때도 충격이 컸다"면서 "하지만 오늘 선고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외재산도피까지 인정한 것은 정말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관계자는 "형량도 형량이지만 공소사실에 대해 재판부가 설명한 구체적인 유죄·무죄 판단 근거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면서 "아무래도 청와대와 여론을 의식한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측 변호인단 송우철 변호사 역시 1심 판결에 반발했다. 송 변호사는 1심 선고 직후 기자들에게 “이번 1심 판결은 법리 판단과 사실 인정 모두에 대해 법률가로서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며 "유죄가 선고된 부분 전부를 인정할 수 없고 즉각 항소할 계획“이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삼성 한 임원은 "특검의 구형이 12년이었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실형은 예상했다. 하지만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다"면서 "변호인단이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항소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총수구속이 장기화될 것이 불가피해지면서 경영불확실성도 커졌다는 점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구속되면서 6개월간 경영시계가 멈춰진 상황에서 2심 재판 기간을 고려하면 총수공백이 최소 2~3년간 지속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은 이 부회장의 구속과 그룹 콘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 해체 등으로 사장단 인사 등 경영 현안들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4년 이 부회장이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활발히 이뤄졌던 인수합병(M&A) 등 신성장동력 확보도 올스톱 된 상황이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호황과 최근 공개된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8’ 등으로 모바일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등 일상적인 경영 환경에 큰 차질이 없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오너 부재로 미래 경영을 위한 장기 과제를 위한 투자 결정이 어려워지면서 언제든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 삼성과 재계의 판단이다.

특히 삼성이 올 상반기 호황을 거둔 동력이 된 부품의 경우, 공격적인 적기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데 이러한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부재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전략적 투자를 통한 최첨단 기술 개발과 신성장동력 발굴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오너 부재는 이러한 결정에 있어서 취약점이 될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경영불확실성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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