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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유세 인상’ 마지막 카드 꺼낼까…‘우려반 기대반’


입력 2017.08.03 15:48 수정 2017.08.03 17:39        원나래 기자

“서민 전월세에 악영향” vs “과열막는 강력한 규제”

“최근 투기 과열 현상은 서울이나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지만 보유세 인상은 일부 지역이 아닌 전국 부동산 소유자에 대해 해당되는 부분이다. (인상한다면) 전체적인 재산 과세 수준이 적절한지, 보유세와 거래세의 비중이 적절한지에 대한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결정할 사안이다.”(이용주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브리핑’에서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었던 6·19 대책 이후 한 달 반 만인 8월 2일 발표된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서도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보유세 인상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른바 ‘8·2 부동산 대책’이라고 불리는 이번 대책에는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지정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 ▲양도소득세 강화 ▲LTV·DTI 규제 강화 ▲다주택자 임대주택 강화 ▲특별사법경찰제 도입 등이 제시되면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세,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만이 담겼다.

하지만 정부는 상황에 따라 마지막으로 남겨둔 ‘보유세 인상’ 카드를 언제든지 꺼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 대해 “기재부 소관이기 때문에 책임 있게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이번 대책을 시행한 이후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보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겠다”고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보유세 인상이 주택시장 과열을 막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규제라고 평가하면서도 무리하게 적용하면 임대주택 감소 등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보유세 인상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특히 과거와 같이 획일적인 규제를 적용한다면 이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도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신중하게 적용해야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이 아파트만 있는 것도 아니고 건물, 토지 등 다양하고, 취득하는 것 역시 직접 구입하거나 상속을 받는 등 여러 경우가 있는데 이를 보유세를 통해 일괄 적용할 수도 없어 세밀하고 복잡할 것으로 본다”며 “다른 세금과의 형평성 문제로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투기 억제 규제만으로 집값을 잡는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단기적인 효과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가격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재 국내 주택시장은 공적임대보다 민간 임대주택의 비중이 큰 상황”이라며 “어떻게 보면 다주택자가 임대주택 공급자인 상황에서 다주택 보유자의 종부세를 높이면 실질적으로 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서민의 전월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실제 과거 참여정부 시절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도입, 양도소득세 강화, 과열지역 금융규제 강화 조치 등 이번 대책에 포함된 규제들과 함께 종부세도 포함되면서 부동산 규제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규제를 도입했지만 급등하는 집값을 막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특히 종부세 도입은 당시 ‘종부세 파동’과 같은 거센 조세 저항을 불러오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당초 ‘부동산 투기세력’으로 간주한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정부가 보유세 인상을 이번 대책에서도 또 뺐다고 비난하며,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보유세 강화 등 불로소득 환수라는 확실한 세제개혁이 뒤따라야 한다”며 “세제개혁이 뒤따르지 않으면 투기의 불씨는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 팀장도 “과표현실화를 통한 보유세 강화는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세 정책”이라며 “이번 대책은 정부가 투기꾼들에게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번 대책에 보유세 인상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양도세 중과는 발생한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이지만, 보유세는 정규소득에서 내는 만큼 조세저항이 심하다”며 “소득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누진 구조의 세금을 내게 돼 있는데 이는 상당한 서민들의 우려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일부에선 부동산 상황이 더 나빠지면 시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어떤 경우도 예단하고 있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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