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되는 저축은행 수도권 집중···반전카드가 없다
당기순이익 773억원 중 절반이상 수도권·대형 저축은행
최고금리인하 시 중금리 여력없는 중·소형과 양극화 심화
올 1분기 저축은행업계의 흑자 폭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가운데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 쏠림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새 정부가 올 연말부터 최고금리 상한을 25%, 오는 2021년에는 20%로 단계 하향할 방침이어서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저축은행 요약손익계산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저축은행업계의 당기순이익은 2473억원으로 전년 동기(2179억원) 대비 12%(294억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42곳의 증가분 773억원 중 절반 이상은 OK·웰컴·SBI·공평·신안저축은행 등 수도권에서 본점을 두고 있는 대형 저축은행에서 나왔다.
당기순이익은 기업이 일정 기간 동안 얻은 모든 수익에서 지출한 모든 비용을 공제하고 순수하게 이익으로 남은 몫을 말한다. 즉, 기업이 한 사업연도에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인 곳은 OK저축은행으로 137억원 증가했다. 이어 웰컴저축은행(76억원), SBI저축은행(75억원), 공평저축은행(69억원), 신안저축은행(53억원) 순이었다.
반면 39개 저축은행은 당기순이익이 하락했다.
HK저축은행이 86억원을 기록해 가장 많았고 이어 참저축은행(77억원), 조은저축은행(43억원), 유안타저축은행(42억원), 디에이치저축은행(2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일부 저축은행의 순이익 감소에도 전반적 상승이 가능했던 것은 지난해 1금융권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2금융권으로 몰린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1분기 같은 호실적이 지속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까지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새 정부가 연말부터 대출 상한금리를 25%로 인하하고 2021년까지 20%로 낮추겠다고 해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핀테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중금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을 제외한 중·소형 저축은행은 이러한 여력이 없는 탓에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강원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8000여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경북에 위치한 대원저축은행은 지난해 13억원의 손실을 낸데 이어 올 1분기 9억원을 까먹는 등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비수도권에 중·소형 저축은행은 인력과 자금 부족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지형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양극화는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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