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 '바퀴벌레'라 비난했던 친박계와 다시 갈등하나?
친박계, 권력을 중심으로 뭉친 ‘이해타산적’정치 세력
홍 대표 ‘압승’으로 극심했던 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
홍준표 신임 자유한국당 대표 선출을 계기로 기존 친박계 의원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홍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 간의 갈등은 오래 전부터 내연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를 끝으로 ‘친박계’의 실체는 사실상 소멸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홍준표 대표도 취임 기자회견에서 “친박이 6년간 운영한 당에서 제가 72.7%의 지지율이 나온 건 이미 한국당은 친박 정당이 아니라는 거다. 새로운 당 구성원으로서 전부 함께 가는 게 옳다. 단지 국정 파탄에 연관이 있는 사람만 혁신위원회에서 가려낼 것”이라며 다소 누그러진 입장을 보였다.
이런 변화는 친박계 인사들이 탄핵 등의 사태를 거치면서 권력 기반을 거의 다 상실한 데 따른 ‘자연스런’ 결과라는 지적이다. ‘친박‘이라는 결속 자체가 특정 이념을 토대로 형성됐다기보다는 권력을 중심으로 뭉친 ‘이해타산적’정치 세력이었다는 의미다.
과거 ‘성완종 리스트’ 당시 홍 대표와 친박 의원들 간에 마찰은 극심했다. 홍 대표는 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되기 전인 지난 3월, 정규재TV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DJ, 노무현 10년보다 고생을 더 했다”며 “2012년도 보궐선거 때 당내 경선을 하는데 친박 의원들이 저한테 후보를 안 주려고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서 날 핍박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어 “14년도 재보선 선거 땐 청와대에서 나서서 경남 국회의원들한테 (홍 지사 지지하면 다음 공천 안준다고) 협박전화를 했다”며 “그래서 국회의원들이 죄다 줄을 친박한테 섰다”고도 말했다.
연장선상에서 지난 전당대회 땐 친박계 의원들과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홍 대표는 지난 5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감옥 가고 난 뒤엔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 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사람들, 참 가증스럽다”며 원색적 단어를 동원해 친박계를 공격했다.
이에 친박계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은 “낮술 드셨냐”며 거세게 반발하는 등 ‘내홍’을 보였다.
최근에는 당의 지도체제와 관련해서도 마찰을 빚었다. 친박계에서 홍준표 당 대표 체제 아래서도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하면서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지난 5월 24일 페이스북에 “극소수 친박들이 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변경 시도하는 것은 당 쇄신을 막고 구체제 부활을 노리는 음모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홍 대표의 ‘압승’으로 마무리되면서 극심했던 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다.
친박계에 가까운 인사로 평가된 김태흠 최고위원도 4일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서 “과거 친박계 의원이라고 해서 홍 대표와 불편한 관계가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홍 대표가 저같은 소신 있고 캐릭터 있는 정치인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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