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는 없고 '충돌'만 일어난 국회 운영위
여 "내각 구성 전에 운영위 소집은 고의적"
야 "인사청문회, 사드 등 설명 들어야 할 것 많다"
'협치'를 다짐했던 여야가 20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정면충돌했다. 회의는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만으로 시작됐지만 뒤늦게 민주당 의원들도 참석해 반격에 나서는 바람에 격론이 벌어졌다.
야당은 인사청문회나 사드 배치 등 정부로부터 설명들어야 할 게 많다며 운영위 소집 이유를 설명했지만, 여당은 관례상 정부가 구성되고 나서 두 달 후 열렸던 운영위를 지금 소집하는 건 악의적이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여당 의원들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이 현재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지금껏 여당이 위원장을 맡았다"고 위원장을 여당에게 넘길 것을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 측은 "임기는 원래 2년"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말싸움만 이어졌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운영위 구성도 제대로 안 됐고 간사도 소위도 구성이 안됐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강훈식 의원도 "위원회 의사일정과 일시는 간사들과 협의해야 한다고 국회법에 나와있는데 이걸 어기고 있는데 위원장이 조치를 해달라"고 꼬집기도 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운영위원장 자리를 여당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3대 이후 운영위원장은 전부다 집권 여당이 맡았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선 국회 관행에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지난 20대 전반기 원구성 당시 새누리당은 여당으로서 국회 운영위원장 자리를 여당이 맡아야 한다고 했고 그때 민주당이 원내 제1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관행대로 양보했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한국당 등은 "검증을 위해선 회의를 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현재 국정기획자문위원회만 보인다. 기타 부서가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현재 입장은 어떻고 왜 이런 물의가 일어났는지 하루 속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도 "청와대 현안보고 받아야겠다고 우리당도 주장했고 사드 등 현안을 보고받을 수 있도록 여당도 협조해 달라"면서 "인사 검증이 잘 되고 있는지 정부가 나와서 설명도 하고 야당의 이야기도 듣고 더 나은 인사검증을 하도록 하는 게 소통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양석 바른정당 의원은 "대통령만 옹호하다가 그 정부와 그 국민이 어떻게 불행한 일을 겪었는지 기억이 머지않다"면서 "야당 독주 비난 전에 여당으로서 양심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운영위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한 시간도 채우지 못하고 회의장을 떠났고 이날 야당 의원들이 참석을 요구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은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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