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인터뷰] 변요한 "흥행, 첫 술에 배부르겠어요?"


입력 2017.06.10 10:02 수정 2017.06.12 09:43        부수정 기자

영화 '하루'서 아내 살리려 고군분투하는 민철 역

"타임루프는 하나의 장르…메시지 봐달라"

배우 변요한은 영화 '하루'에서 아내를 살리려 고군분투하는 민철 역을 맡았다.ⓒCGV아트하우스

영화 '하루'서 아내 살리려 고군분투하는 민철 역
"타임루프는 하나의 장르…메시지 봐달라"


"흥행 부담이요? 없어요. 작품 성적은 운명이자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장편 영화 두 편 했습니다. 어떻게 첫술에 배부르겠어요."

맑은 눈이 매력적인 배우 변요한(31)이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래도 배우라면 흥행 성적에 신경 쓸 법하다. 독립영화계에서 활동하다 '미생'(2014)으로 대중에 얼굴을 알린 그다.

타임 루프(time loop·시간 반복) 소재 미스터리 스릴러 '하루'로 돌아온 변요한을 9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났다.

'하루'는 매일 눈을 뜨면 딸이 사고를 당하기 2시간 전을 반복하는 남자가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는 시간에 갇힌 또 다른 남자를 만나 하루에 얽힌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이야기. 변요한은 아내 미경을 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 민철 역을 맡아 폭주 기관차처럼 달린다.

영화 '하루'에 출연한 변요한은 "아내를 살리려 달려가는 폭주기관차가 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CGV아트하우스

지난해 선보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다. "관객이 별로 없는 영화관에서 독립영화를 선보일 때 마음가짐과 지금 마음이 같아요. '구여친클럽'이 조기종영했을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작품 성적은 저의 숙명이고,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육룡이 나르샤'가 시청률 1위 했다고 했을 때도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한 작품, 한 작품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해요."

전작을 통해 타임슬립(시간여행)을 간접경험한 그는 "타임슬립과 타임루프를 정확하게 비교한 후 촬영했다"며 "세 인물이 분노하고, 슬퍼하면서 85분을 달렸다가 5분 만에 결론에 다다른다.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용기와 사랑이라는 게 영화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소재를 내세운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도 언급된다. "'하루'엔 거대한 로보트나 비행기, 근육질 군인들이 나오지 않습니다. 사람 냄새 나는 영화이지요. 타임루프와 타임슬립은 하나의 장르라고 생각해요. 장르보다는 메시지가 더 중요하죠."

'육룡이 나르샤' 때 호흡한 김명민의 추천으로 영화에 출연했다. 김명민은 변요한이 다른 작품 일정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줬다. 그는 "낯을 가려서 선배님들에게 다가가기 어렵다"며 "김명민 선배는 내가 모르는 부분을 꾸밈없이 잘 얘기해주셨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영화 '하루'에 출연한 변요한은 "흥행 부담감은 없다"고 고백했다.ⓒCGV아트하우스

극 중 민철은 행동이 앞서는 역할이다. 이성적인 판단으로 계획을 세우는 준영과는 확연히 다르다. 영화 속 준영과 실제 변요한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투박하게 보이기 위해 살도 찌우고, 피부도 검게 태웠다. 아내와의 연애 초창기 때 모습과 이후 삶에 찌들었을 때 모습을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단다. "둘이 성격이 달라서 균형이 잘 맞았어요. 민철을 미치광이라고 설정해서 연기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하는 간절함이 핵심이었죠."

찌는 듯한 더위와 싸워가며, 힘든 감정 연기를 한 그는 "아이스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행복했다"고 미소 지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던 영화는 마지막에 가족애를 전면에 내세운다. 변요한은 "아내가 죽고, 아내를 살리려고 애쓰는 모습을 계속 보니 괴로웠다"며 "아이라는 희망과 가족의 사랑으로 마무리된 결론을 생각하며 버텼다. 만약 영화가 그냥 달리기만 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하루'에 출연한 변요한은 "한 작품, 한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CGV아트하우스

눈앞에서 아내가 매일, 죽는 순간이 반복된다면 어떨까. 상상하기도 싫은 순간이다. 이런 경험이 없는 배우에게도 어려운 숙제였다. "막상 첫 촬영 날을 앞두고 '어떡하지' 싶었어요. 상상이 안 됐거든요.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분석한 후 촬영에 들어갔어요. 아내 역할을 맡은 혜선 씨를 찾아보기도 했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받아들이며, 진정성 있게 연기했어요. 제겐 첫 시도이자 도전이었습니다."

너무 소리를 지르다 보니 혈압이 올라가기도 했다. 실제 상황이라면 기절했을 것이라고 했다.

신혜선과의 호흡도 화제였다. 작은 분량에도 존재감을 뽐낸 신혜선에 대해선 "혜선씨를 통해 민철이의 간절함이 잘 드러났다"며 "민철이가 아내에게 더 미안해하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게끔 하는 역할을 잘 해냈다"고 말했다.

차분한 변요한에게 리얼리티 예능을 추천했더니 카메라 앞에서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게 불편하다고 털어놨다. 조금이라도 포장하고 싶지 않단다.

변요한은 레이첼 맥아담스가 이상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노트북' 속 역할이 좋았던 뜻에서 말한 것뿐"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이상형이 따로 있다고 고백했다. 다름 아닌 엄마였다. "웃음소리가 정말 커요. 발성이 좋아서 노래를 잘 부르신답니다. 밝고 쾌활하시기도 하고요. (웃음)."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