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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순실 압력으로 정유라 단독 승마 지원"


입력 2017.05.02 18:21 수정 2017.05.02 21:08        한성안 기자

이재용 부회장 재판서 노승일-최준상 증언 잇달아

승마단 소속 선수 6명 전원 지원계획 변호인단 주장 뒷받침

노승일 전 코어스포츠 부장(K스포츠재단 부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 재판서 노승일-최준상 증언 잇달아
승마단 소속 선수 6명 전원 지원계획 변호인단 주장 뒷받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재판에서 삼성이 당초 승마단 소속 선수 전원에게 지원을 하려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반대로 최 씨의 딸 정유라씨에게만 지원하게 됐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재판에서 이 날 오후 두 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노승일 전 코어스포츠 부장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정 씨 외에 다른 선수들을 뽑으려고 했었다고 밝혔다.

최 씨의 국정농단을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의 친구인 노 전 부장은 최 씨가 지난 2015년 8월 독일에 세운 코어스포츠에서 재무 업무를 맡았던 인물이다.

노 전 부장은 박 전 전무가 정 씨 혼자 지원받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다른 선수들을 선발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박 전 전무는 정상적으로 선수 선발이나 트레이너를 구하려고 했는데 최 씨가 못하게 했다"며 "이를 최 씨에게 보고하자 최씨는 '누구 때문에 이게 생겼는데 어디 가서 설치고 다니느냐. 꼴값떤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이 날 오전 10시 첫 번째 증인으로 나선 승마선수 최준상 씨도 “삼성에서는 (모든 선수) 다 같이 지원할 목적이었으나 최순실 씨가 원치 않아서 그 계획이 지연되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최준상 씨는 2002·2006·2010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삼성전자 승마단 소속 선수로 활동한 바 있다.

최준상 씨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와 만나면서 지원계획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제훈 대한승마협회 차장도 해외 전지훈련 참여 의사를 물어왔던 점도 삼성이 모든 선수에게 지원 의사가 있었다는 근거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코어스포츠와 계약을 맺고 승마 유망주 6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213억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그 중 77억여원을 제공했다. 하지만 실제 지원은 정씨만 받았다.

특검은 이를 토대로 삼성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영향력을 사전에 인지하고 그의 딸 정 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결정한 뒤 이를 감추기 위해 승마 유망주 지원 계약으로 체결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변호인단은 삼성은 원래 승마 선수 지원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최 씨의 압력으로 정 씨만을 단독 지원하는 방향으로 계약 내용이 변질된 것이라고 반박해 왔다.

하지만 이 날 두 사람의 증언을 통해 지원할 다른 승마 선수들을 뽑으려고 하는 정황이 입증되면서 변호인단의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 날 재판에서는 특검과 변호인단간 치열한 공방 외에 변호인단과 증인 사이에 치열한 신문도 이어졌다. 변호인단과 노 전 부장은 반대 신문에서 서로 자기가 이야기하려다 말이 겹치면서 재판부가 노 전부장에게 묻는 말에만 답하라면서 변호인단에도 필요없는 말은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또 이보다 앞서 최준상씨에 대한 신문에서는 특검의 진술조서 방식을 두고 특검과 변호인단의 공방이 이어졌다.

특검이 이 날 재판에서 올 1월 증인에 대해 진행한 조사 진술조서를 공개하며 최 씨가 '삼성이 정씨에 대한 단독지원을 숨기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한 부분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이 날 최 씨의 답변과 배치되는 내용으로 이에 재판부는 진술조서와 신문사실에 모순이 있다며 직접 확인에 나섰다.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특검의) 진술서는 증인의 생각과 추측 기재된 부분이 많은데 표현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며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라 특검이 작성 후 읽어 본 것이어서 실제 말한 것과 차이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최준상씨도 "당시 오랜 시간 조사를 받아 정확히 생각하고 말한 것 같지 않다"며 "진술 대부분이 '그랬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는 성격의 것들이었다"고 설명했다.

한성안 기자 (hsa08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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