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빅2, 기종 경쟁 이어 '좌석경쟁?'
경쟁력 확보 위한 좌석 운영 방침 각각 달라
아시아나, ‘프리미엄 이코노미’ 출시 vs 대한항공, 동급 대비 ‘프리미엄’
경쟁력 확보 위한 좌석 운영 방침 각각 달라
아시아나, ‘프리미엄 이코노미’ 출시 vs 대한항공, 동급 대비 ‘프리미엄’
국내 항공업계 ‘빅2’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각사의 차세대 항공기인 보잉 787-9와 A350를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등 기종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좌석경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꿈의 항공기’로 불리는 보잉 787-9 항공기를 이달 12일 오전 9시 김포-제주 노선에 첫 투입한 뒤 6월부터 토론토, LA, 마드리드, 취리히 노선 등 국제선 비행을 맡긴다.
아시아나항공은 4월 중순경 A350을 들여와 오는 5월 15일부터 인천-오사카 노선(주 7회), 인천-마닐라 노선(주 6회)에 투입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는 인천-샌프란시스코, 인천-런던 등 장거리 노선으로 운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 ‘체급’ 다른 787-9·A350…“직접 비교 불가”
대한항공에 따르면 보잉 787-9는 최첨단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로, 기압과 습도 등 고객 편의기능이 대폭 업그레이드된 것이 특징이다.
기압을 더 높임으로써 장거리 여행에 따른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기존 11% 수준이던 기내 습도도 15~16% 수준으로 향상해 쾌적함을 더했다. 연료소모율이 타 항공기 대비 20% 개선됐다. 탄소배출량도 20% 정도 줄였다.
아시아나항공이 도입한 A350은 311석 규모로 경쟁항공기에 비해 연료효율성이 25% 뛰어나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25%가 적은 친환경 중대형 항공기다. 기내 소음이 적고, Full-LED조명 적용, 2~3분주기로 공기 순환 시스템이 작동해 보다 쾌적한 기내 환경을 조성했다.
다만 대한항공에 따르면 보잉 787-9와 A350은 승객 수용 능력으로 따질 경우 체급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 격납고(Hangar)에서 열린 기내 간담회에서 A350 기종 대비 보잉 787-9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787-9는 연료 효율성이나 승객 편의성에서 가장 뛰어난 비행기라고 판단해 도입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 아시아나, ‘업그레이드’ 이코노미석 도입·대한항공 “검토 중”
관련업계에서는 양사의 기종 경쟁에 이어 다음에는 좌석경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귀추가 주목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좌석 운영에서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맨 앞 좌석과 A350 ‘업그레이드’ 이코노미석에 추가 요금을 받는 것과 달리 대한항공은 기존의 좌석 운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311석으로 설계된 A350에 ‘이코노미 스마티움(Economy Smartium)’이라 명명한 업그레이드 된 이코노미 36석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코노미 스마티움’ 좌석은 기존 A350 이코노미 좌석(32~33인치) 대비 앞뒤 간격이 7~10cm 넓은 36인치가량이다. 항공권 구입 후 3~15만원의 추가요금(편도기준)으로 좌석 이용이 가능하며 이용고객에게 우선탑승, 인천공항 라운지 이용 (장거리 노선 이용 승객 한정) 등의 부가 혜택을 제공한다.
반면 대한항공의 787-9는 일등석 6석, 프레스티지 18석, 이코노미 245석 등 총 269석으로 구성된다.
조 사장은 지난달 27일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 계획을 묻는 질문에 “787-9는 좌석 수가 많은 편이 아니라 중간급 좌석을 놓지 못했다”면서 “향후 도입하는 항공기에는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한항공이 오랜 기간 유지해온 좌석운영 정책을 단시간 내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타사 대비 항공기 좌석 간격을 가장 넓게 배치하는 시스템을 고수해왔다. 특히 조 사장이 최근 언급한 대로 A350과 좌석 수 차이를 감안하면 787-9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787-9 이코노미석은 좌석 앞뒤 간격이 동급 항공기 대비 최고 수준인 33~34인치로 고객들이 충분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코노미석 중 공간이 가장 넓은 맨 앞좌석 요금을 최대 10만원 올려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의 고유 영역이던 '좌석 지정 유료화'를 아시아나항공이 대형항공사 중 처음 시행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좌석 유료화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서 좌석 지정 무료 서비스는 대형항공사로서 마지막 자존심”이라며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이를 시행할 경우 충성 고객이 감소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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