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희망’ 전자랜드, 결국은 정영삼
6강 경쟁 LG 상대로 팀 내 최다인 19점 폭발
아스카 효과 위해선 토종 주포 정영삼 살아나야
정영삼이 전자랜드 6위 탈환의 선봉장으로 떠올랐다.
전자랜드는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19점을 기록한 정영삼과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친 박찬희(10점 13어시스트 8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워 82-70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전자랜드는 시즌 성적 20승 23패를 기록, LG를 제치고 6위 자리를 탈환했다. 반면 LG는 2연패로 19승 23패가 되며 7위로 내려갔다.
정영삼은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9시즌 째 오직 전자랜드의 유니폼만을 입고 활약했다.
특히 그는 전자랜드에서 가장 확실한 토종 득점원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서 데뷔 초기의 화려한 돌파와 운동능력은 더 이상 보기 힘들어졌지만 여전히 벤치의 신뢰는 굳건하다.
전자랜드는 최근 외국인 선수교체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득점력은 뛰어나지만 수비와 팀플레이가 약했던 제임스 켈리를 퇴출하고 궂은일에 능한 아이반 아스카를 완전교체로 영입했으나 오히려 팀 성적은 후반기 역주행을 거듭했다. 무엇보다 켈리가 떠난 득점력의 공백을 어느 정도 분담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국내 선수들의 부진이 아쉬웠다.
토종 에이스 정영삼은 22일 이전까지 경기당 평균 8.8점에 그쳤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는 정영삼의 기록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전자랜드의 답답한 공격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정영삼은 야투율도 3할 대를 기록하며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기복도 부쩍 심해졌다. 전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넣다가도 다음 경기에서는 아예 무득점에 그치는 경우도 빈번했다. 정영삼은 최근 10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넘긴 게 5번이지만 무득점이 3번, 단 1점에 그친 경기도 1번 있었다.
나이가 들며 거듭된 잔부상과 스피드의 하락으로 돌파라는 주무기의 위력이 반감되면서, 새로운 플레이스타일을 구축하는데 과도기를 겪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LG전은 결국 정영삼이 살아나야 전자랜드도 살아난다는 공식을 증명한 경기였다. 정영삼은 모처럼 안정된 슛 감각을 보여주며 공격의 활력을 불어넣었을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LG 주포 조성민을 묶는데 기여했다.
헌재 전자랜드는 득점력이 좋은 켈리의 복귀와 아스카에 대한 재신임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경기만 놓고 보면 아스카를 굳이 다시 교체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물론 정영삼의 활약이 꾸준하지 못하다면 빈공에 허덕이는 전자랜드로서는 계속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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