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선정 D-3… 공수표 우려되는 '쩐의 전쟁'
롯데면세점 2.3조, SK 6000억, 신세계 3500억, 현대 500억 투자 약속
영업경쟁 심화, 유커 급감, 수수료 인상 속 실현 가능성 희박 지적 많아
서울 시내면세점 영업권 3차 선정심사를 사흘 앞두고 입찰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와 사회환원 청사진을 내세우며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영업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중국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수익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터라 '공수표 남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향후 5년간 2조 3000억원, SK네트웍스는 6000억원, 신세계디에프는 3500억원, 현대면세점은 5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면세점 도전 기업 중 롯데와 SK의 투자금액이 경쟁자들에 비해 크다는 점이다.
이번 심사를 앞두고 롯데와 SK의 속내는 복잡한 상황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면세점 사업권 로비 의혹이 불거지면서 롯데와 SK 두 군데를 다 허가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면허 갱신에 실패한 롯데와 SK는 이번에 사업권을 얻지 못해 영업중단이 영구화 될 경우 인력 문제도 있기 때문에 면세점 입점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롯데면세점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향후 5년간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강남권 관광인프라 구축, 중소 협력업체 지원 등에 2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투자는 관광·문화·상생 세 가지 테마로 진행된다. 먼저 롯데월드타워에 다양한 관광문화 콘텐트를 접목한다. 롯데월드 완공으로 세계 최고 높이(123층·지상 500m)의 전망대가 들어설 경우, 여기에 전망대 면세점을 설치키로 했다.
석촌호수에 건축할 예정인 하모니 음악분수에는 다양한 공공예술 품목을 전시하면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명소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관광객 유치와 투자 등이 이뤄질 경우 연관산업 포함 3만 4000여명의 직간접 고용창출, 7조원 경제적 부가가치 효과를 기대했다.
워커힐면세점의 부활을 노리는 SK네트웍스도 향후 5년간 6000억원을 투자해 한국의 '마리나베이샌즈'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SK네트웍스는 1200억원을 투자해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인근에 인피니티 풀을 포함한 실내외 수영장, 가든 스파, 공원 전망대 등을 갖춘 연면적 3966㎡(약 1만2000평) 규모의 '워커힐 리조트 스파'를 조성한다. 호텔과 카지노, 외국인 전용 스크린경마장과 스파, 면세점이 어우러진 관광 필수 코스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신세계디에프와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며 사업자 선정을 위한 포석을 깔았다.
신세계디에프도 서초·강남 지역의 관광인프라 및 프로그램 개발 등에 5년간 3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는 투자금액을 바탕으로 서초·강남일대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문화·예술·관광의 허브'로 키울 것을 약속했다. 또 한류 문화·예술 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한편 대한민국 전역의 관광정보를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한국관광홍보관'을 구축할 방침이다.
1년 만에 재도전하는 현대면세점은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선정될 경우 영업수지와 관계없이 5년간 500억원의 사회환원을 약속했다. 강남지역 관광인프라 개발에 300억원, 지역문화 육성 및 소외계층 지원에 200억원의 재원을 쓰겠다는 계획이다. 강남지역 관광 인프라 및 콘텐츠 개발은 1000㎡(303평) 규모의 강남돌 테마파크 조성, 한류 스타거리 확장, 한류스타 슈퍼콘서트(가칭) 개최, 강남 투어 프로그램 개발 등이 주내용이다.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HDC신라면세점도 차별화된 운영전략을 내놓았다. 강남구 영동대로 아이파크타워를 입점 부지로 선정한 HDC신라는 첨단 정보기술(IT)이 결합된 신개념 면세점을 짓겠다고 밝한 바 있다. 우선 융합현실 기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객의 구매 결정을 돕고 내부에 홀로그램 영상과 미디어월 등 첨단 IT 시설을 설치해 관광효과까지 노린다는 복안이다.
일각에서는 입찰 마감이 임박하자 기업들이 '우선 사업권을 따내고 보자'는 식의 '공수표'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전과 다르게 면세업계가 출혈경쟁에 들어가고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영업실적을 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들의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까지 신규면세점들이 내세웠던 공약 가운데 유의미한 결과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보면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중국인들이 몰려오던 수년 전과 달리 이제는 면세업계가 과다경쟁에 빠져 있고 수익을 내서 사회공헌 등에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오는 17일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심사를 마치고 대기업 사업자 3곳에 대한 결과를 발표한다. 당일 오후 1시10분부터 기업별 프레젠테이션이 5분씩 진행되고 질의응답이 약 20분 이뤄진다. 현대면세점을 시작으로 HDC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SK네트웍스·롯데면세점 순으로 발표를 하며, 선정 결과는 오후 8시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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