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항공 여객 늘었지만…영업이익은 물음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11월 탑승률 전년 대비 소폭 상승
특가이벤트·유가상승 여파로 영업이익 기대 이하 가능성
항공 빅2 11월 탑승률, 전년 대비 소폭 상승
특가이벤트·유가상승 여파, 영업이익 기대 이하 가능성
국내 항공업계가 올해 11월부터 시작된 비수기에도 준수한 탑승률과 예매율을 기록하며 4분기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특가이벤트를 통한 할인 정책 비중이 상당하고 유가상승 여파로 실질적인 이윤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14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에 따르면 올 11월 각사의 탑승률은 대한항공이 76%로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아시아나항공은 82.3%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올랐다.
◆11월 탑승률 8.9% 증가...동남아·유럽노선 '선전'
탑승률 상승은 동남아, 유럽 노선의 선전에 힘입었다.
대한항공의 11월 유럽 노선 탑승률은 지난해 11월 67%에서 5%포인트 상승한 72%로 치솟았다. 동남아 노선도 올 11월 79%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포인트 올랐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유럽 노선에서 81.5%의 탑승률을 기록해 전년 대비 7.6%포인트 상승했다. 동남아 노선은 87.%로 지난해 동기 대비 4%포인트 올랐다.
항공정보포탈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대형사와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등 저비용항공사(LCC)의 11월 여객 수요는 1185만4000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089만명 대비 8.9% 늘어난 것이다.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여객수요도 448만5000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
비수기 기대 이상의 승객 증가는 항공기 도입에 따른 운항편 증대와도 연관성이 있다. 올 11월 운항편은 7만6222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7만2333개 대비 4000개가량 증가했다. 이는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LCC들의 공격적인 노선 확대가 뒷받침했다.
◆비수기, 특가이벤트로 승객잡기엔 성공...영업이익은 글쎄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항공사들이 지난해 수준 이상의 탑승률을 기록한 주 요인 중 하나로, 특가이벤트 등 활발한 할인정책에 힘입은 덕분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영업이익은 승객 증가분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항공사들은 겨울휴가와 방학 등 여행 수요가 집중되는 동계성수기 직전 연말 비수기 돌파를 위해 다양한 특가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도 델리 노선 증편을 기념해 오는 15일까지 특별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에서 인천-델리 노선 항공권을 전년대비 50% 이상 할인한 최저 55만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는 지난 1일 델리 노선에 신규 취항한 대한항공과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제주항공 등 LCC는 11월과 겨울 시즌을 대비한 특가이벤트로 비수기 돌파에 나서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10월 총 7개의 동남아 휴양지(푸껫, 코타키나발루, 방콕, 세부, 마닐라, 다낭, 하노이) 노선과 대양주 사이판 노선을 대상으로 최대 89%의 할인률을 적용한 항공권을 판매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항공사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특가 항공권 판매가 늘어났고 이에 항공권 가격이 평균적으로 떨어진 건 사실”이라며 “지난해 메르스 여파를 감안해 각사들이 올해 목표를 높게 잡았으나 그 정도에는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기 도입 및 노선 확대 등 투자 대비로는 11월 영업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유가 상승도 실적 부진 우려를 낳고 있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유류비 부담이 3200만달러(약 360억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항공유(MOPS)는 이달 초 배럴당 62.73달러(갤런 당 149센트)에 마감했다. 항공유 가격은 지난 11월 내내 60달러 아래를 밑돈 바 있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항공사 영업이익은 기본적으로 비수기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과 별개로 4분기 환경적 요인은 최근 유가상승으로 3분기 대비 나빠진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한편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항공사가 연말 성수기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특가이벤트로 탑승률을 상쇄한다”며 “이는 항공권이 재고가 없는 상품으로 날짜가 지나면 판매할 수 없어 어떻게든 좌석 수를 채우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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