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4대 그룹 중 첫 인사...구본준 부회장 역할 주목
1~2일 계열사별 이사회...'4세' 구광모 상무 승진 여부 관심
LG전자 대표체제 변경과 LG화학-LG생명과학 리더십 변화는
LG그룹이 이번 주 중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그룹 및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최근 최순실게이트 여파로 대기업 그룹사들의 인사 고민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오는 것이어서 재계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르면 1일과 2일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그룹 전체적인 인사 폭과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구본준 (주)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부회장)의 역할과 위상이 어떻게 재정립될지가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로 LG전자에서 지주회사로 자리를 이동해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대외 활동을 담당하고 동생인 구 부회장이 대내활동을 챙기는 역할 분담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구 부회장이 지난해 맡은 신성장동력 육성 외에 그룹 주요 계열사들을 관리하는 역할까지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주)LG 이사회 참여 여부도 주목된다. 구 부회장은 현재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에는 등기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 (주)LG에서는 이사회 멤버가 아닌 상태다.
이와 함께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로 LG가의 장자인 구광모 (주)LG 시너지팀 상무의 전무 승진 여부도 관심사다. 구 상무는 지난 2014년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한 만큼 올해 승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과 구 회장 모두 50세에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만큼 만 38세인 구 상무는 아직 시간이 많이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무로 승진하더라도 구 부회장이 ‘4세 경영자’로의 승계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LG전자와 LG화학 등 핵심 계열사들의 인사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구축한 3인 대표체제 유지 여부가 관심사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구본준 부회장이 지주사인 (주)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이동하면서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 조준호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본부장,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3인 대표체제로 변경됐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3인 대표체제가 1년 밖에 되지 않은데다 최근 국내외적 사업환경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1년 정도는 더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하지만 모바일 사업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자 대표체제 성격이 짙은 3인 대표체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올 3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5` 부진의 영향으로 올 3분기 누적 적자 규모가 7921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지난해 2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 중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모바일을 계속 전면에 내세우면 회사 이미지와 신용등급 개선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가전이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기는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체제를 변경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승진 여부에 따라 대표체제 변화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가전이라는 한 우물만 판 조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더라도 LG전자에 남게 될 가능성이 많아 승진시 체제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올해 그룹 전체에서 부회장 승진자 배출 여부와 맞물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와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등 2명의 부회장 승진자가 배출됐다.
대표체제 변경과 무관하게 현재 LG전자 사업본부장 중 유일하게 부사장인 권봉석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의 사장 승진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 부사장이 이끈 HE사업본부는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1조734억원)했고 3분기에는 전년동기(370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3815억원으로 4개 사업본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합병이 속도를 내고 있는 LG화학과 LG생명과학에서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연임 여부와 정일재 LG생명과학 사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양사간 합병 완료일은 2017년 1월 1일이지만 내년도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이번 연말 정기 인사에서 새로운 리더십 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양사간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아 조직개편 등의 조정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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