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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포격도발 6주기 연평도…여전히 '화약고'


입력 2016.11.23 18:08 수정 2016.11.23 18:11        하윤아 기자

김정은 최근 '연평도 타격계획' 문건 승인, 도발 가능성 시사

연평주민 "아직 불안한 마음…국민들 관심 가지고 기억해주길"

지난 2010년 11월 23일 오후 북한의 기습 포격으로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연평도가 검은 연기에 휩싸여 있는 모습. 옹진군청 제공.

김정은 최근 '연평도 타격계획' 문건 승인, 도발 가능성 시사
연평주민 "아직 불안한 마음…국민들 관심 가지고 기억해주길"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서해 최북단의 작은 섬 연평도에 북쪽에서 날아온 포탄 170여발이 빗발쳤다. 포탄은 해병대 기지는 물론 민간인들이 살고 있던 마을에도 떨어졌고, 섬 곳곳은 순식간에 불길과 시커먼 연기로 뒤덮였다. 북한의 무차별 기습 포격에 우리 군 장병 2명은 목숨을 잃었고, 무고한 민간인 2명도 희생됐다.

그로부터 6년이 흐른 지금도 연평도는 여전히 긴장상태에 놓여 있다. 연평도에서 불과 4km 떨어진 섬에는 북한의 최전방 전초기지가 있고, 육지인 황해남도 강령군 부포리의 북한 해안포 기지는 약 10km 거리에 있다.

최근에는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서해 백령도와 마주하고 있는 마합도를 방문한 데 이어 연평도와 지근거리에 있는 최전방 군부대를 잇달아 시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지난 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갈리도(갈도) 전초기지와 장재도 방어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갈도와 장재도는 연평도에서 북서쪽으로 각각 4.5km, 6.5km 떨어진 섬이다. 당시 보도 사진을 통해 김정은이 직접 고무보트를 타고 섬 주변을 이동하는 모습과 감시소에서 망원경으로 전방을 살펴보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군부대를 시찰하고 박정천 포병국장으로부터 갈도 전초기지를 포함한 서남전선 포병부대들의 '연평도 타격임무 분담내용'을 보고받고, 새롭게 마련한 '연평도 화력타격계획 전투문건'을 승인했다. 연평도에 직접적인 공격을 가할 준비가 됐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이후 우리 군 수뇌부는 연달아 연평도를 방문해 전투준비태세를 점검했다. 15일 이상훈 해병대사령관은 연평도 내 군부대를 찾아 탄약과 물자 등의 비치를 지시하는 등 대비태세를 확인하고 "적(북한)이 도발한다면 연평도 포격도발에 가담했던 무도를 비롯해 연평도를 노골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갈도, 장재도, 아리도 등은 제일 먼저 도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도록 완전히 격멸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이순진 합참의장도 연평도를 방문하고 북한 도발에 대한 대비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이에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8일 '연평도의 수치와 망신을 벌써 잊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호전광들이 아직도 연평도 일대를 싸다니며 '격멸'이니 '응징'이나 하는 객기를 부리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괴뢰군부호전광들이 연평도에서 당한 수치와 망신은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니다"라며 "또다시 선불질을 해댄다면 지난 시기와는 대비도 되지 않을 무자비한 불세례를 도발의 본거지들에 들씌울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리 군 수뇌부의 연평도 방문에 대한 북한의 이 같은 반응에 우리 정부는 "김정은이 최전방 부대 시찰과 함께 공공연하게 도발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우리 군과 정보당국도 최근 북한의 도발 움직임에 대해 예의주시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인천 옹진군 연평면 안보교육장에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피폭된 민가 주택이 보존돼 있는 모습. ⓒ데일리안

연평도를 둘러싸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일부 연평도 주민들은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연평도 주민 신모 씨는 2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지금 국가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아 불안감이 아예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말로는 (북한 도발에 대응할) 준비가 됐다고 하지만 실제로 준비나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남북 관계가 계속 긴장상황이고 위기이기 때문에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점점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점차 사그라지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신 씨는 "이번 6주기부터 행사가 조금 축소됐다고 들었는데, 조금 아쉬운 마음"이라며 "어린 친구들, 자식들이 목숨을 잃은 가슴 아픈 사건은 안보 차원에서라도 우리 국민들이 분명히 기억해야 하고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서해 수호의 날'(매년 3월 넷째주 금요일)을 제정해 올해부터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북한의 도발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장병을 기리는 행사를 통합해 개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마다 연평도에서 추모 행사를 열었던 옹진군은 올해 처음으로 자체 추모식을 열지 않았다.

다만 해병대사령부는 정부가 주관하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과 별개로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연평도 포격도발 6주기 추모 행사를 자체적으로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유가족과 참전 장병을 비롯, 이상훈 해병대사령관과 국가보훈처 관계자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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