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희 감독 신작…감성 미스터리 반전
아이와 사라진 보모, 5일간의 추적극
이언희 감독 신작…감성 미스터리 반전
아이와 사라진 보모, 5일간의 추적극
“내가 연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매’라는 인물의 정체를 알 수 없다. 지금도 미스터리(한매 역 공효진).”
감성 미스터리 ‘미씽:사라진 여자’(이언희 감독)가 드디어 베일을 벗고 관객몰이에 나선다. 앞선 제작보고회를 통해 영화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은 공개됐지만 언론시사를 통해 벗겨진 그 실체는 상상 이상의 반전과 과거, 그리고 슬픔과 아픔이 공존한 영화였다.
‘미씽:사라진 여자’는 보모 한매와 함께 사라진 아이, 그들을 쫓는 엄마의 5일 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유괴 당한 아이를 찾는 엄마’에 대한 영화는 아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아이를 데려간 사람, 아이를 찾는 사람의 이야기다. 결국 극의 중심에 선 두 여자의 이야기다.
감성 스릴러라는 타이틀에 맞게 극 중 곳곳에 반전도 있고, 충격적인 과거도 존재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예상 밖 전개와 더불어 사회의 이면을 꼬집는 메시지도 전달된다. 앞서 제작보고회 당시 감독이 언급했던 ‘허를 찌르는 반전 속 반전의 영화’가 바로 ‘미씽’이다.
100분의 러닝타임 동안 극 전개는 스피디하게 진행된다. 남편과 이혼한 후 홀로 힘겹게 아이를 키우는 엄마 지선(엄지원), 그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돈을 벌지만 정작 그 돈을 벌기위에 가정에 충실할 수 없고, 육아 역시 뒷전이다.
엉망이 된 집안, 그리고 보모의 실수로 다친 아이. 총체적 난국에 처한 지선은 한계에 달했고 결국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를 새 보모로 맞이한다. 등장부터 미스터리한 한매는 그러나 아기 ‘다은’과 급격하게 친해졌고, 그의 모습에 만족한 지선은 친 가족처럼 한매를 의지하고 의심의 여지 하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한매와 13개월 된 딸 다은이 사라졌다. 사실 지선은 이혼을 하면서 경제적 어려움과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이었고 남편과 여전히 육아를 둘러싼 법적 공방 중이었다. 재판부는 결국 아이를 아버지 측에 보내라고 판결했고, 그런 상황에서 아이가 사라진 것이다.
모든 상황을 의심 받게 된 여자 지선, 때문에 아이가 유괴된 사실을 경찰에 신고조차 할 수 없고 홀로 보모와 아이를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한매에 대한 이야기와 그와 아이가 함께 사라지게 된 사연, 그리고 극적 반전, 예상 밖 결말이 그려진다.
이번 영화는 아이를 잃은 엄마 지선의 감정선이나 아이를 찾아가는 과정 역시 재미를 더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핵심 키워드는 ‘한매’다. 왜 지선의 집에 보모로 오게 됐는지, 그리고 그의 미스터리한 과거, 그리고 아이와 함께 사라진 이유 등 모든 것이 극의 중심에 섰고, 극적 정점을 찍는다.
때문에 100분의 상영 시간 내내 한매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가 꼬리와 꼬리가 맞물려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스릴러와 미스터리, 충격적인 감정신이 극적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한매를 둘러싼 인물들, 중국인으로 한국에서 보모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 속 안타까운 과거에서 소외된 이들을 향한 감독의 날카로운 지적도 이목을 끈다.
이언희 감독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달라지는 주변의 환경, 그리고 또래의 여성들이 가진 현실적인 고충들을 담고 싶었다”면서 “특히 소외된 이들에 대한 현실적 시선 등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문제와 이들의 삶, 가까우면서도 잘 모르는 타인, 그 모든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이 감독은 “‘미씽’은 아이를 잃은 엄마가 타깃이 아닌, 본질적으로 같은 여성이자 엄마의 이야기”라면서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들이 가진 공통점과 다른점을 찾아가는 재미, 그리고 곳곳에 담긴 메시지 등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엄지원 역시 “아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육체적 고통 보다 ‘이 감정선이 맞나’하는 고민이 컸던 작품”이라면서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심경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한 방향성 고민이 가장 힘들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아이를 잃은 엄마이면서도 한매라는 인물의 과거를 통해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 점을 염두한 발언이다.
공효진도 “어디까지 언급하고 숨겨야 할지 모르겠다. 이 영화는 아이를 잃은 엄마 이야기인데 한매 역시 혼자 살아가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고, 지선과 삶의 이유가 같은 여자”라면서 “참 어렵기도 했고, 막판까지 헷갈린 여전히 미스터리한 캐릭터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아마도 ‘정답’이 있는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여자, 때문에 광기가 생긴 것이 아닐까”라면서 “모든 것을 열어두고 연기한 만큼 관객들 역시 그 이상한 뭉클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모든 것이 거짓인 여자 ‘한매’와 그를 쫓는 ‘지선’, 그리고 이들을 통해 소외된 이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씽:사라진 여자’는 오는 30일 개봉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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