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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이어 한광옥까지…청와대 노림수는?


입력 2016.11.03 18:18 수정 2016.11.03 18:26        전형민 기자

'여론 흐려 반전 꾀하는 수(手)', '탄핵유발책' 등 의견 분분

야권 일제히 '불통인사', '유체이탈식 정국운영' 맹비난

박근혜 대통령이 3일 공석이던 대통령 비서실장 자리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임명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한광옥 국민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준 뒤 악수하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론 흐려 반전 꾀하는 수(手)', '탄핵유발책' 등 의견 분분
야권 일제히 '불통인사', '유체이탈식 정국운영' 맹비난


박근혜 대통령이 3일 공석이던 대통령 비서실장 자리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임명했다.

전날 참여정부 참여 경험이 있는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신임 총리로 전격 지명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다시 비서실장까지 과거 문민정부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한 위원장을 기용한 것을 두고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일했던 호남 출신 인사를 기용해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고 국정을 수습하려는 노림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권은 전날 '김병준 카드'가 국민적 호응보다 비난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한광옥 카드'를 재차 꺼내든 박 대통령의 인사를 놓고 악수(惡手)가 아니라 계속 여론을 흐리려는, 고도의 계산된 수라고 분석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책임총리제와 비서실장 등 연이어 자신이 가진 인사권을 행사해서 '최순실'에 매몰된 여론의 이목을 분산시키고 주말을 앞둔 금요일, 검찰 수사를 받아들이겠다는 전향적인 발표를 통해 여론을 수습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당장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하면 보수세력 중 일부를 중심으로 '그래도 대통령인데 수사라니'라는 반응으로 결집하면서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평상시라고 하더라도 총리가 제대로 통과된 적이 없는데 하물며 지금같은 비상시국에 '김병준 카드'가 통과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김병준 카드'는 처음부터 버리는 카드다"고 말해 박 대통령의 연이틀 인선이 계획된 행동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다만 신 교수는 "비서실장과 총리는 확연히 다르다"며 "현 시국에 비서실장을 누굴 임명하냐는 큰 의미를 가지기 힘든 만큼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김병준·한광옥 카드는 '명분쌓기용'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에 하나 김병준 내정자가 총리가 된다면 그대로 책임총리제로 인사에 성공하는 꼴이고, 야당이 받지 않는다 해도 결국 '참여정부 인사를 내세웠음에도 야권이 받지 않았다'며 국정 발목잡기라는 프레임에 야권을 껴맞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평론가는 "야권이 이에 반발해 본격적인 '장외 투쟁'이나 '하야 운동'에 나설 경우 청와대는 마지막 한 번의 반전인 '탄핵 역풍'을 노려볼 수도 있다. '탄핵 유발책'이라는 의혹도 충분히 가질만한 카드"라고 말했다. 그는 '하야'가 강제가 아닌 대통령이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을 압박하는 것인 만큼 하야 운동을 벌였음에도 성사되지 않는다면 싫더라도 자연스레 탄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이런 사정으로 이날 인사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야권은 일제히 전날 김병준 교수 내정에 이은 또 하나의 '불통인사'라며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에 전격 합류한 분으로, 말 갈아타듯 당을 갈아타신 분"이라며 '한광옥 카드'가 청와대의 노림수와 같은 대통합으로 이어지는 것을 일축했다. 국민의당도 "국면전환용 인사"로 일축하고 "유체이탈식 정국운영"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어렵고 혼란한 정국에서 국가적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 비서실장의 과거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국민대통합위원장 경험을 언급하며 "정파를 초월한 위치에서 정치권과의 소통과 가교역할을 수행하는데도 탁월한 능력과 인품을 가진 훌륭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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