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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K에 기부한 항공 ‘빅2’, 자금조달에 속 탄다


입력 2016.11.02 17:38 수정 2016.11.02 18:43        이광영 기자

지난해 적자에도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부 강요

대한항공 여객기·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각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항공사 ‘빅2’가 지난해 적자 경영에도 최순실씨가 개입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항공사는 최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일 재벌닷컴과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금액은 각각 10억원, 3억원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별도기준 47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년 연속으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8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째 적자를 냈다. 없는 살림인데도 재단에 수억원씩을 건넸다. 이들 항공사는 지난해 주주 배당조차 한 푼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계 관계자는 “적자인 기업마저 출연금을 낸 것은 사실상 강요에 따른 것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경유착 등 대가성 상납일 경우 책임을 면키 어렵지만 이들도 권력형 비리의 피해자로 봐야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적 악화와 맞물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은 저유가 호황에도 재무상황에 대한 리스크 때문에 지난달 17일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매각이 전량 불발됐다. 1년 만기에 연 4%에 달하는 금리에도 기관투자가들이 단 한 곳도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충격적인 부분이다.

대한항공은 30년 만기인 영구채 3억달러(약 3345억원)어치를 연 6%의 금리로 지난 9월 발행하려다가 보류하기도 했다. 회사가 제시한 7% 내외의 금리도 투자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올 상반기 기준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1109%(별도 기준)다. 3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부채비율을 917%까지 낮췄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또한 향후 항공기 도입 일정을 비춰볼 때 부채비율이 짧은 기간 내 떨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 9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으로 17년 만에 첫 유상증자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이 시원찮다.

업계에서는 올해 4분기까지 아시아나항공이 필요한 운영자금은 금융리스 527억원, 운용리스 1104억원 등 총 1600억원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애초 목표한 증자대금(1662억원)을 전액 부채상환에 사용하면 부채비율을 연결기준 680%에서 570%선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2대주주인 금호석화(12.61%)가 이번 유증에 불참을 선언했다. 3대주주인 산업은행(지분 6.25%)도 불참 가능성이 높아 목표 액수를 채우는 게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항공사 양사는 높은 부채비율과 계열사 지원리스크를 안고 있는 와중에 구체적인 재단 출연금 내역까지 알려지면서 속이 타들어 갈 것”이라며 “향후 ‘최순실 리스크’로 인해 재무건전성까지 위협받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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