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일시 공급량 조절... 소비자 위한 '선제조치'
대규모 리콜로 높인 브랜드 신뢰도 재발화가 '발목'
사건 발생 초기 선제적 대응 통해 사전 차단 나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공급량 조정에 나섰다. 교환된 갤럭시노트7의 재발화 논란에 대한 대응이다.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시한 조치임과 동시에 교환한 갤럭시노트7의 재발화 논란으로 브랜드 신뢰도 추락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10일 갤럭시노트7 일시 생산중단 소식에 대한 조회공시를 통해 “최근 갤럭시노트7 소손 발생으로 정밀 조사와 품질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 조절이 있는 중”이라며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공급량 조정에 나선 것은 미국 등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교환품의 발화 논란 때문이다.
이달 초 미국에서는 이륙을 준비하던 항공기내에서 갤럭시노트7으로 추정되는 제품이 발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더버지 등 미국 IT 주요 매체는 이 제품이 교환받은 제품이라며 관련 박스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이후 미국에서는 추가로 4건의 갤럭시노트7 교환품 발화 추정 사건이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관련 당국과 발화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미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달 초 교환된 갤럭시노트7이 발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조사 결과 외부 충격에 의한 발화로 판명됐다.
삼성전자가 리콜에 이어 다시금 공급량 조정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것은 브랜드 인지도 추락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논란으로 인해 250만대에 달하는 제품의 전량 리콜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당초 업계에서는 배터리 교체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 전망했지만 예상과 다른 통 큰 조치였다. 조단위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를 각오하고 꺼내든 승부수였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올해 3분기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이 갤럭시노트7 리콜 비용으로만 1조원에서 1조5000억원 수준의 비용을 치룬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6000억원. 갤럭시노트7 리콜만 아니었어도 최대 4조원대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통큰 리콜 조치를 발표하자 소비자 신뢰도는 더욱 향상됐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리콜 조치를 발표한 이후 미국 IT 전문매체인 GSM아레나가 지난달 중순 온라인을 통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76%가 삼성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지거나 변화가 없다고 응답했다.
리콜 중에서도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의 충성도는 입증됐다. 지난달 21일부터 리콜을 진행한 미국 시장의 경우 기존 갤럭시노트7 사용자의 90% 가량이 배터리 문제가 없는 신제품으로 교환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미국 뉴스룸을 통해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의 고객 충성도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갤럭시노트7을 계속 자신 있게 사용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도 갤럭시노트7의 고객 충성도는 입증됐다. 10일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38만9000대의 갤럭시노트7이 수거됐으며 이중 재고품은 1만6000대다. 개통 취소 대수는 2만1000여대로 재고품을 제외하면 5.6% 취소율을 기록하는 등 높은 고객 충성도를 보였다.
미국과 한국에서 발생한 교환 갤럭시노트7 발화 논란은 리콜에도 불구하고 높은 고객 충성도와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삼성전자가 공급량 조정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것은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평가된다.
실제로 갤럭시노트7 교환품에서도 배터리 발화 주장이 제기되자 미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게 식고 있다.
미국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9일(현지시간) 교환품의 배터리 발화 논란과 관련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중단해야 하는지 여부를 두고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49%가 즉각 제품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갤럭시노트7의 안전 여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응답은 18%였다.
250만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로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놨던 삼성전자 입장에서 교환품 발화 논란은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다. 이에 대규모 리콜처럼 우선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시 하기 위해 생산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대규모 리콜은 장기적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선제적 조치였는데 다시 교환품 발화 논란이 발생한 것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중대한 사안일 것”이라며 “신중한 조사와 더불어 공급량 조정에 나선 것은 추후 삼성전자 스마트폰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 보여진다”고 밝혔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