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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앞둔 박 대통령의 오찬 정치, 성공?


입력 2016.07.09 06:40 수정 2016.07.09 06:42        문대현 기자

8.9 전당대회 앞두고 포용 화합 화두 던져 비박계 무력화 의도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제를 모았던 8일 새누리당 의원 전원 청와대 초청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화합의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이 전당대회(8월 9일)를 한 달 여 앞두고 출마자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오찬 정치가 전대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 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 개원 이후 새누리당 의원 전원과 처음 갖는 오찬에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하며 화합의 모습을 보였다.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 등 지난 총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등을 돌린 이들을 포함해 모든 의원들과 눈을 마주치며 악수를 했고 의원 한 명 한 명에 맞는 대화 주제를 건네어 참석자들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오찬 이후 정진석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완벽한 청와대 오찬 회동이었다"며 "대통령께서 정말 세심하게 준비를 많이 했다는 것을 역력히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유익한 모임이었다"며 극찬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오늘 충분히 소통을 하셨다. 준비를 충실히 하고 나오셨다. 그것이 인상적이었다"며 "이런 형식의 만남은 전례가 없었다고 한다. 대만족스러운 유익한 청와대 회동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외 다른 참석자들도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대체로 만족스러운 반응을 표했다. 지난해 8월, 새누리당 의원 전원 청와대 오찬 당시 의원들과 개별 대화가 거의 없었던 것에 비교하면 큰 변화였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도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참석자들을 향해 "앞으로 나와 함께 힘을 모아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또 정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눌 땐 청와대 참모 출신 20대 의원들을 지칭하며 "우리가 많은 인재를 공급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당초 대다수의 예상은 박 대통령이 비박계 의원들과 껄끄러운 관계를 고려해 편안한 분위기를 가져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었으나 이와 달리 화기애애하고 밝은 분위기로 오찬은 마무리 됐다.

예상 외의 박 대통령 화합 행보, 목적은 따로 있다?

이번 오찬은 표면적으로 볼 땐 박 대통령이 20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을 불러 모아 당의 화합과 소통을 논하며 원활한 당청관계와 국민을 위한 적극적인 의정 활동을 당부하는 자리였지만 다른 측면에서 바라 볼 부분도 있다. 바로 전대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에게 이번 전대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임기가 1년 반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롭게 뽑히는 당 대표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노선에 따라 정권 말기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거나 수월하게 마무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비박계가 당권을 잡을 경우 총선 참패에 대한 심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청와대로 화살을 겨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될 경우 박 대통령으로서는 정권 말기 힘을 잃고 추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낄 만하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이번 오찬에서 계파 화합 행보를 펼친 것은 비박계를 향해 보이지 않는 협조를 요청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비 온 뒤에 하늘이 더 맑고 땅이 더 굳는 것처럼 다시 우리 당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해서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 국가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노력하자"라고 말했다. 여기서 '비 온 뒤 땅이 더 굳는다'는 말은 비박계를 향해 '총선 참패에도 정권 하반기를 레임덕 없이 가게 해달라'는 바람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유 의원과 김 전 대표와 간단한 사담을 나누는 등 포용하는 모습은 비박계의 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라는 시선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당은 '친박 좌장' 서청원 추대론으로 계파 간 의견이 부딪히고 있다. 특히 비박계는 "서 의원의 출마는 본인 자유"라면서도 서 의원을 옹립하려는 친박 행태에 대해선 "후안무치하다"고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 상황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서인지 박 대통령은 서 의원과 대면했을 때 "당내 최다선 의원으로서 후배 의원들 지도하시는데 많이 애쓰신다"며 "8선이신데 국회의장까지 배려하고 양보해줘서 당의 화합적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대에 관련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서 의원, 더 나아가 친박계를 대하는 비박계의 비판적인 태도를 의식했다는 평가다.

최종적으로 전대에 미칠 영향은?

종합적인 분석에 비춰볼 때 이날 박 대통령의 오찬 정치가 최종적으로 전대에 얼만큼 영향을 미칠 지 자연스레 관심이 모아진다. 박 대통령이 비박계에게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만큼 향후 비박계의 대응도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김용철 한국반부패정책학회 회장은 8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이번 오찬은 박 대통령이 서 의원을 향해 전대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해보라는 메시지를 준 자리라고 볼 수 있다"며 "비박계를 향해서도 친박계와 잘 해달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회장은 "비박계로서는 박 대통령의 의중을 읽은 만큼 앞으로 전략적인 선택을 할 듯"이라며 "전대에서 자신들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밀고 나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당의 화합을 해치는 선택 대신 의외의 선택을 할 수 있다.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본보에 "이번 오찬은 박 대통령이 유 의원과 서 의원을 만났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며 "청와대가 현재 국민 여론에 비춰볼 때 궁지에 몰려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며 서 의원을 향해 전대 나서달라고 은연 중에 요청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비박계가 그러나 이 오찬 한 번으로 입장의 변화를 가질 것으로 보긴 힘들다"며 "전대에 나선 친박계 후보들의 교통 정리가 되는지의 여부를 보면 박 대통령의 오찬 정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오늘의 행보는 비박계를 포용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유화적 제스처를 사용하지만 당에 대한 장악력은 유지하겠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와 비슷한 해석이다.

엄 소장은 "최경환 의원의 불출마와 서청원 추대론 그리고 오늘의 오찬을 함께 묶어서 봐야 한다"며 "최 의원에서 서 의원으로 선수를 교체하되 당권은 확실히 장악하려는 강력한 의지로 볼 수 있다. 비박계로서는 전체적인 이 맥락이 그들끼리의 공공의 적을 상실한 결과가 됐으며 이로 인해 결집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면으로 볼 때 오늘의 오찬으로 인해 박 대통령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이 담긴 전략적인 행동이었다기보다는 당의 화합을 위한 진정성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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