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야당 국회의장 정세균 "특권 버려야 국민의 사랑받아"
"헌법정신 구현하는 국회 만들어야...국회는 민주적 정통성이 가장 높은 대의 기구"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당선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6선·서울 종로)은 8일 “세상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특권 위에 앉아 있어서는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없다”며 “버려야 할 특권을 찾아서 과감히 버려야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 후 신임 의장단 접견에 앞서 “국회가 달라져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버려야할 특권도 있고, 특권이 아닌데 특권으로 돼있는 것도 있는데, 이런 것들을 국민들께 제대로 알려서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국회를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신임 의장은 특권을 내려놓는 위원회를 구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데 대해선 “어떻게 나와 그렇게 똑같은 생각을 하셨느냐”고 답하기도 했다.
앞서 정 의장은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총 투표수 287표 중 274표를 얻어 신임 국회의장에 당선됐다. 헌정사상 야당 국회의장이 선출된 것은 2002년 16대 국회 후반기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박관용 의원의 이후 두 번째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총선 민심으로 만들어진 여소야대, 다당 체제 하에서 의장에게 부여된 막중한 소임에 최선을 다하여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드는데 제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며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국회 △위기극복 및 중장기 전략을 연구하는 국회 △갈등 조정자로서의 국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장은 “국회는 단순히 3부 중 하나가 아니라 민주적 정통성이 가장 높은 대의 기구다. 의원 300명 각자가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직접 위임받은 헌법기관이기 때문”이라며 “국민 주권을 실현하는 대의기구로서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구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대정부 감시자 역할에서 머무르지 않고 부여된 권한을 적극 행사하되 책임도 함께 지는 협치의 모델을 적립 하겠다”고도 했다.
이어 “의회는 국민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사와 이해를 수렴하여 공통분모를 찾아내고 이를 국민 의사로 결집해내는 공간”이라며 “때로는 이 과정에서 정당 간 경쟁과 갈등이 격화되어 긍정적 가치보다는 부정적 갈등이 부각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국회는 갈등의 조정자가 아닌 조장자라는 여론의 지탄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에게 짐이 아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열린 더민주 의원총회에서 정 의원은 총 투표자 121명 가운데 71표를 얻어 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경선에 나섰던 문희상·박병석·이석현 의원은 각각 35표, 9표, 6표를 받았다. 이는 당내 주류 세력인 범친노계를 비롯해 57명에 달하는 초선 의원 그룹의 표심이 대거 결집하면서 과반수 득표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새누리당 심재철(5선·경기 안양동안을)·국민의당 박주선(4선·광주 동남을) 의원이 전반기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심 신임 부의장은 “기능적 분립이 현실화된 20대 국회는 합리성과 다양성에 기반한 더 적극적이고 치열한 논쟁이 이뤄지는 숙의민주주의의 장으로 거듭 진행해나가야한다”며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협치로 체화해나가고 헌정사에서 밝은 모습의 미래로 남도록 여러 의원들,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박 신임 부의장은 “20대 국회는 지난 국회와는 달리 국민의 위대한 선택으로 새로운 민주주의의 장이 시작됐다”며 “내가 바라는 100%를 고집하는 게 아니라 10%라도 진전된 합의를 만들어내는 국회, 다수의 의견을 따르되 소수의견이 존중되는 국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치에는 꼼수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치하면서 얻은 교훈인 만큼 협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장이 국회법에 의거해 더민주를 탈당하고 무소속이 되면서, 당초 4.13 총선으로 원내 2당으로 밀려났던 새누리당은 더민주와 함께 ‘공동 제1당’이 됐다. 총선 당시 더민주는 123석,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제1당이 국회 중앙통로 측 가운데 좌석을 차지하는 관례상, 새누리당은 가운데 좌석을 고수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어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우리당이 (본회의장에서) 가운데에 앉는 것으로 양해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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