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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장 떨어진 김정훈, 의총장 나서며 "너무하네 하하"


입력 2016.06.09 16:39 수정 2016.06.09 16:46        문대현 기자

<현장>예상 뒤엎은 '재수생' 심재철의 승리

비공개 의총에선 살벌한 분위기 연출

새누리당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심재철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의 축하를 받으며 악수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국회부의장 후보로 출마한 심재철 의원과 김정훈 의원이 나란히 앉아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9일 20대 국회 전반기 여당 몫 국회부의장에 올랐다. 심 의원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00명 중 272명이 투표에 참여, 237명의 지지를 받아 임기 2년의 국회부의장에 당선됐다.

당선되는 과정은 치열했다. 수도권 5선 중진인 심 의원(경기 안양 동안을)은 4선 중진인 김정훈 의원(부산 남갑)과 경선을 치렀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부의장 후보 선출 새누리당 의원총회를 앞두고 이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의총장 입구에 나란히 자리 잡은 이들은 의원 한 명 한 명 입장할 때마다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심 의원이 앞에 서서 스킨십을 했으며 김 의원이 바짝 붙어 선 채로 들어가려는 의원들과 악수를 했다. 심 의원의 모습은 다소 뻣뻣하게 느껴졌다. 교통사고로 불편한 몸 때문인지 그의 움직임은 정적이었던 반면 김 의원은 특유의 넉살 좋은 성격으로 더욱 살갑게 의원들에게 다가갔다. 심 의원이 대다수의 의원들에게 경어를 사용하며 대화를 시도한 반면 김 의원은 친분 관계에 따라 편안한 말투를 쓰며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대다수 의원들이 입장했을 무렵 김 의원은 "난 이런 경선 처음 해 본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심 의원은 "그러면 안 하면 되지 아이고~"라고 대꾸했다. 웃음 섞인 대화였지만 이들의 기싸움은 팽팽했다.

이어진 정견 발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심 의원은 대체로 웅변투를 사용했다. 준비된 원고를 읽었는데 적절한 부분에 강조점을 두며 참석자들의 귀를 사로잡았고 간간이 제스처를 취하며 한 편의 명연설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2년 전 같은 선거에서 정갑윤 의원에게 패한 경험이 있는 그는 "지난번 국회부의장 선거에서 낙선해 본 경험은 동료들의 어려움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보약이 됐다"고 동정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정반대였다. 준비된 원고가 있었지만 중간중간 애드립을 사용했다. 그는 "내가 부의장으로 딱이다. 부의장이 되면 의원님들이 외국에 1년에 한 번 이상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유머 섞인 발언을 해 의원들의 폭소를 유발했다. 연설보다는 친근한 옆집 아저씨 같은 이미지였다.

흘러가는 분위기로만 볼 땐 김 의원이 당선되는 게 아닌가 하는 전망이 취재진 사이에서 나왔다. 특히 김 의원은 많은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돌리고 사무실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지며 유리한 구도로 흘러간다는 예상을 받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심 의원이 출석 의원 113명 중 과반의 표를 얻어 부의장 후보로 당선된 것. 여당 몫 국회부의장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부의장 후보 선출 규정 제22조에 의거 재적 과반수 투표와 투표의원 과반수 획득한 자가 당선자로 결정된다"며 "중간 개표 결과 심 의원이 과반을 넘었으므로 개표를 중단한다"며 심 의원의 당선 사실을 알렸다.

심 의원은 "의원들의 뜨거운 성원을 잊지 않고 여당 부의장으로서 앞으로 일을 잘 해나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멋쩍은 미소를 짓던 김 의원은 일부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너무하네"라며 소리내어 웃었다. 농담 섞인 발언이었지만 그의 서운한 감정이 그대로 묻어났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비공개 의총서 고성 섞이며 의원 간 언쟁, 정진석 "나보다 오래해봤나"

한편 이날 의총이 비공개로 전환 된 이후 의원 간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참석 의원에 따르면 함진규 의원은 "총선 참패 후 계파 청산을 선언했는데 왜 아직도 친박, 비박, 친이 이런 말이 나오느냐. 정말 심하다"며 "자꾸 계파 얘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두들겨 패고 싶다"고 거친 발언을 토해냈다.

그러자 하태경 의원이 발언을 신청해 "말이 심하다"고 함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후문이다. 상황을 지켜보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나보다 의정·정치활동을 오래 하셨느냐. 여소야대 국회를 경험해 본 적이 있으시냐. 엄중한 시기에 우리가 이렇게 또 싸우면 국민들이 도대체 어떻게 보시겠느냐"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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