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금호기업-금호터미널 합병은 차입인수" 문제제기
"금호터미널 매각 문제있다"...아시아나항공 측에 자료제공 요청
금호그룹 "그룹-아시아나항공 윈윈하는 선제적 구조조정 일환"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매각과 금호기업으로의 합병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지분 12.6% 보유)인 금호석유화학이 ‘전형적인 차입인수’라며 위법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은 9일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박삼구, 김수천)에게 금호터미널 주식 매각과 관련한 사항들의 질의 및 자료제공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금호석화는 공문을 통해 지난달 29일과 이달 4일 공시한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지분 매각 및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 합병 공시와 관련된 이사회 의사록 및 관련자료 일체를 요청했다.
또한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라면 왜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하지 않고 굳이 경쟁 없이 금호기업에 매각, 합병시키는지 등에 대해 질의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9일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기업에게 2700억원에 매각했고, 그 직후인 4일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이 합병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금호석화는 이같은 금호터미널 매각 및 합병 과정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권 확보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을 갚기 위한 일종의 ‘차입인수’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의 현금자산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분 매각 및 합병을 진행하는 것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이와 같은 정황을 잘 알면서도 그룹 오너인 박삼구 회장의 개인회사인 금호기업에게 금호터미널을 매각함으로써 기업 및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금호기업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이다. 금호기업은 금호산업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인수금융형태 3300억원, 기타 금호문화재단 같은 공익법인과 자회사, 계열사 거래기업 및 특수관계인 친인척 회사로부터 배당을 조건으로 인수대금 7228억원 중 약 70%에 해당하는 5000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해 금호산업을 인수한 바 있다.
금호기업의 유일한 자산인 금호산업(지분 46.9%)은 개별기준 누적 이익잉여금 약 270억원, 부채비율 500%에 육박해 사실상 배당이 불가능하고, 금호기업 자체로도 금호산업 인수자금 상환 및 배당을 실시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다시 금호기업은 금호터미널 인수자금 전액 2700억원을 NH투자증권 등 제 2금융권에서 조달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이 합병하고,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현금을 이용해 금호기업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라는 게 금호석화 측의 예상이다.
금호석화는 “수년 동안 M&A 시장에서 법률적 문제를 야기했던 차입인수(LBO)의 전형적인 형태로, 우리 법원은 수차례에 걸쳐 LBO방식의 인수에 대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호기업과 같이 부채가 과다한 SPC와 우량한 자산을 가진 금호터미널이 합병하는 방식은 금호터미널의 경우 실질적인 자산 증가 없이 금호기업의 채무를 부담하게 될 뿐으로 배임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금호터미널은 현금성 자산을 약 3000억원 보유한 우량 기업이고, 전국 대도시 요지에 위치한 터미널 부지의 수익 부동산과 금호고속에 대한 콜옵션도 보유하고 있는데, 매년 안정적으로 창출되는 이익이 금호기업의 원리금 상환에 이용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재산상 손실은 물론, 금호터미널로서도 부실을 떠안게 되는 셈이라고 금호석화는 강조했다.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의 외부감사법인인 KPMG삼정회계법인이 이번 거래에 대한 평가를 수행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독립성 확보를 위해 외부감사인이 동일 법인의 주식가치 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게 금지된 공인회계사법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이번 거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기존 900%대에서 200%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면서 “금호그룹 차원에서도 금호기업을 수익성 있는 지주회사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이 윈윈하는 선제적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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