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입원환자, 67%는 ‘강제입원’

2014년 강제입원환자 4만7000여명 “제도 악용될 소지 높아”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의 10명 중 7명은 가족 등 타인에 의해 강제로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공개한 보건복지부 '2011~2014년 정신의료기관 강제 입원율 현황'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가족 등 보호 의무자에 의해 병원에 입원한 강제 입원된 환자는 모두 4만778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신의료기관 전체 입원 환자 수(7만932명)의 67.4%를 차지한다.

시도별 총 입원환자 수는 경기(1만4711명), 경남(9256명), 부산(5148명) 순으로 많았으며, 강제 입원율은 충남이 83.8%로 가장 높은 입원율을 보였고, 광주(78.6%), 전북(73.7%)이 뒤를 이었다.

앞서 정신병원 강제입원 제도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환자들까지 강제입원이 가능하게 만들어 인권침해요소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특히 환자 당사자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강제입원이 가능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2014년 서울중앙지법은 "정신보건법이 입법목적과 달리 부당한 목적을 위한 장기간의 감금이나 인신구속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으며,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도 정신보건법에 위헌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은 "최근 강제 입원 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헌법소원청구 공개변론으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며 "강제입원율을 낮추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