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김종인, 전대후 역할할 '자리' 드려야"
"우리가 제안하는 것보다 김 대표가 구상, 당이 받는 모양새 나을 것"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말 또는 9월초 경 전당대회를 개최키로 결정한 가운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역할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김 대표 본인이 “대표직에 추호도 관심이 없다”며 경선에 나서지 않을 것을 공언한 만큼, 김 대표가 특정 역할을 제시하고 새 지도부가 관련 당직을 결정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는 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대 후 김 대표의 역할에 대해 “대표가 우리 당이 집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대한 구상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그런 프로그램들이 실천될 수 있는 역할을 맡으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먼저 제안하는 것보다 김 대표가 먼저 구상해서 의논하고, 당이 그것을 받는 모양이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SBS 라디오에도 출연해 전대 이후 김 대표가 당내 역할을 그만두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꼭 자리가 없어도 이번에 워낙 스피커로서 (김 대표의)위력이 굉장히 커지지 않았느냐”며 “본인이 하고 싶은 구상을 좀 들어본 다음에 신임 대표와 9월 지나서 같이 의논을 하고 적절하게 같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드려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4.13 총선 이후 공천 및 전당대회 문제 등으로 김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간 불화설까지 제기된 것과 관련, 우 원내대표는 “정치 지도자들 사이에 현안을 놓고 조금 감정이 상할 수는 있지만, 당의 체질을 개선해서 수권 정당으로 변모시키고 정권 교체를 하자는 공동의 꿈은 유효하다. 앞으로 두 분이 일을 해나가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본다”며 “혹시 두 분 사이에 가교가 필요하다면 제가 나서서 의견 조율을 해 보겠다”고 밝혔다.
또한 신임 원내대표단에 문 전 대표를 비롯해 손학규 전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대선잠룡 측 인사들을 고루 배정했다는 평에 대해 “당내 통합을 위해서 원내 차원에서 소통의 통로를 만들게 위해 이렇게 배치했다”며 “그동안 우리당은 각 세력 간 소통이 없어서 신문을 보고 흥분들 해서 서로 싸웠는데, 같은 당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세력이 다르다고 해서 서로 만나지도 않고 대화도 안 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증폭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김 대표는 앞서 “당의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다수의 대선주자들이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겠다"며 등 소위 ‘문재인 대세론’과 거리를 둔 바 있다. 당 안팎에서도 김 대표가 대선 정국에서 이같은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우 원내대표가 속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은 그간 이렇다 할 대선 후보를 내놓지 못하면서 자칫 계파 자체가 소멸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우 원내대표의 이번 원내지도부 구성은 김 대표의 구상에 힘을 싣는 동시에 대선 잠룡 키즈들 간의 공개적인 경쟁의 장을 만들어 86그룹이 내년 대선 정국에서 ‘킹 메이커’ 역할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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