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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노조, 이제는 '퇴직자 자동충원'까지 요구...


입력 2016.04.04 10:35 수정 2016.04.04 10:51        박영국 기자

임금 5.09% 인상, 성과급 250% 이상 지급, 사외이사 추천권 부여 등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3월 25일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는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사외이사 추천권' 등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현대중공업 노동조합(홈페이지 캡처)

지난 2년간 5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또다시 노동조합과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노조가 임금인상과 각종 복지혜택에서 무리한 요구안을 제시하는 한편, 경영권을 침해하고 인원의 자연 감소까지 사전 차단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개정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4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6년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에 앞서 임금 5.09% 인상과 성과급 250% 이상 지급, 퇴사자 자동충원, 휴직급여 70%로 인상 등의 요구안을 내놓았다. 지난해부터 요구해 왔던, ‘사외이사 추천권 부여’도 이번 요구안에 포함됐다.

노조의 올해 정기 임금인상 요구액은 9만6712원(호봉승급분 별도)으로, 기본급 대비 5.09%에 해당한다. 여기에 성과급은 250% 지급을 기본으로 하고 산출기준을 초과달성할 경우 추가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적자를 메꾸기 위해 자산까지 팔아 치우고 있는 회사 상황과,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채권단에 임금동결 동의서를 제출한 사례를 감안하면 이같은 임금 인상 요구안은 회사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다.

노조는 성과에 따라 상여금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연봉제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현대중공업은 권오갑 사장 취임 이후 ‘신상필벌’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오고 있어 이 또한 갈등이 예상된다.

단체협약과 관련해서는 조합원 전환배치 요건 강화와 퇴사자 자동충원 등의 요구사항이 눈에 띈다. 조합원 전환배치와 타지역 전보, 타사 파견 등의 경우 기존에는 ‘본인의 의사를 우선적으로 반영토록 한다’고 돼 있으나 이를 ‘사전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고쳐 사실상 본인이 반대할 경우 회사가 임의적으로 전환배치 등을 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역시 ‘잉여 인력의 효율적 활용’ 차원에서 전환배치가 불가피하다는 회사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회장은 지난달 22일 회사 창립 44주년 기념 담화문을 통해 “우리는 일감이 없어 어떻게든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전환배치를 실시했지만, 노조는 회사에 대한 비난에 앞장섰다”면서 “회사를 분열과 대립의 구도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노조는 또 ‘매년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수 만큼 신규사원을 채용해 자동 충원한다’는 조항도 신설할 것을 요구했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조의 저항에 부딪쳐 인위적 구조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년퇴직을 통한 인력의 자연 감소까지도 사전 차단하겠다는 얘기다.

지난해부터 백형록 노조위원장 당선 이후 요구해 왔던 사외이사 1인 추천권도 단체협약 요구사항에 포함시켰다.

노조는 ‘노동조합에서 추천한 이사 1명을 인정하며 이사회 개최시 이를 조합에 사전 통보하고, 그 의결사항은 관계기관에 신고와 동시에 통보한다’는 조항을 이번 단협에 신설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경영상 중요한 사항의 심의결과는 조합의 요청이 있을 시 즉시 조합에 설명해야 하며 요청시 설명자료를 제공하고 조합은 경영상 기밀에 대해 보안을 유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미 회사측에서 ‘경영권 침해’라며 거부했던 사외이사 추천권에 더해, 경영상 기밀사항까지 노조와 공유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조선업체 노조와 달리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의 어려운 상황과 자신들을 별개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보통 임단협에서 노조가 최대한의 요구사항을 제시한 뒤 회사측과의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아 조정해 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현대중공업 노조가 내놓은 요구안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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