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 "자료 처분은 은폐 아닌 청소" 유족들 '헛웃음'
세월호 과적 및 고박 부실 "청해진 물류팀 '갑질' 탓"
청해진 물류팀 책임자, '모르쇠'로 일관하며 답변회피
세월호 참사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화물 과적을 주도한 청해진해운 물류팀 책임자가 당시 관련 자료를 처분하려고 시도했던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 청소가 목적이었다고 주장하며 유족들의 질타를 샀다.
29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2차 공개청문회에서 비공개 증인으로 출석한 청해진 해운 물류팀 부장은 당시 부하직원을 통해 관련 자료 처분 지시를 내린 사실을 인정하며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어지러워진 사무실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 주장했다.
이날 박종운 특조위 안전사회소위원장은 ‘화물 과적 및 출항 전 운항 관리 점검 부실’에 대해 중점적으로 심문하며 책임자였던 해당 증인에게 사고 당시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관련 자료를 처분토록 한 사실과 경위 등을 종합해 물었다.
이에 해당 증인은 “당시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와 사무실이 지저분해 책상 위 서류들을 정리하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관련 자료를 은폐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 같은 증인의 발언에 세월호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방청석에서는 야유와 비난이 빗발쳤다. 이때 방청석에서는 일제히 야유가 쏟아지는 동시에 곳곳에서 “너 얼굴 좀 보자!”, “비공개하지 말고 공개하라!”는 울분 섞인 외침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이날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인 과적 및 고박 부실이 청해진 해운의 ‘갑질’에서 비롯됐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에 당시 물류팀 책임자였던 해당 증인은 이번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또 다시 방청석의 야유를 샀다.
당시 세월호 화물하역업체 우련통운 관계자들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청해진 해운의 횡포가 심했고, 갑을관계가 심했다”면서 “세월호 적재·고박 등은 모두 청해진해운 측의 지시를 받아 시키는 대로 일했다”고 진술했다.
우련통운 측은 “당시 선내에 체인으로 차량을 고박했는데 체인 사이에 공간이 발생하자 청해진해운 직원들이 ‘이렇게 하면 차량 더 못 싣는다, 풀고 다시해라’ 라고 하면서 이런 문제 때문에 청해진 쪽과 많이 다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업무를 지시받는 ‘을’의 입장에서 따지거나 토를 달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의견을 어필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됐다”며 “청해진 물류팀은 인천항 내 절대 권력이었기 때문에 누구 하나 감히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물류팀 책임자였던 해당 증인은 “(갑질은) 모른다. 그런 사실 없다”고 일관하며 우련통운으로 하여금 화물을 최대한 많이 싣도록 독촉한 사실에 대해서는 “그런 적 없고, 규정 안에서 많이 실으란 건 맞다”고 횡설수설했다.
또한 당시 화물적재와 고박 상태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일등 항해사가 확인하고 지시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모두 “일등 항해사가 지시하는 것”이라고 일관했다.
이어 물류팀 부장으로서 상식적으로 답해달라는 질문에도 같은 답변을 계속하며 ‘모르쇠’로 일관, 답변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방청석의 야유를 한 몸에 받았다.
한편, 이날 특조위는 △청해진해운 증선인가 과정 △증개축 승인 및 검사 관련 △정기검사 및 특별점검 부실 △운항관리규정 승인 관련 △국정원 보안점검 업무 △화물 과적 및 출항 전 운항관리 점검 부실 △미수습자 유실방지를 위한 온전한 인양 △증거보존을 위한 온전한 인양 등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앞서 전날에는 △세월호 침몰원인 △운항과정의 선체결함 및 이상징후 △내대기방송, 교신 및 퇴선 등 침몰 당시 선원조치 등에 대해 신문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