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기 주호영 탈락, 유승민 향해 조여오는 압박
친박 서상기·주호영, 비박 권은희·홍지만 컷오프
'당 정체성' 문제된 유승민 탈락 임박?
새누리당발 '대구 물갈이'가 본격 시작됐다. 특히 대구 지역 친박계 컷오프를 단행하는 동시에 당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 유승민 전 원내대표 지역에 대해선 또다시 발표를 늦추면서, 유 원내대표의 '숨통'을 서서히 조여오는 모양새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제6차 공천결과 브리핑을 통해 대구 12개 지역구 중 4곳에 대한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공천 결과, 3선의 서상기·주호영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북을과 대구 수성을은 각각 장애인우선추천지역, 여성우선추천지역으로 설정됐다.
또한 비박계 권은희(대구 북구갑)·홍지만(대구 달서갑) 의원도 20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에 따라 북구갑에선 이명규·정태옥·하춘수 예비후보가, 달서갑에선 곽대훈·곽영석·홍종호 예비후보가 경선을 치르게 됐다. 아울러 부산 사하갑에 공천을 신청한 비례대표 김장실 의원도 컷오프 명단에 올랐다.
반면 유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을 비롯해 김상훈(대구 서구)·김희국(대구 중구남구)·류성걸(대구 동구갑)·윤재옥(대구 달서을)·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의 거취는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이 위원장이 오는 15일을 지역구 공천 심사 발표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만큼, 이들에 대한 결과도 곧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도 이날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발표를) 완료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 전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공천 심사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면서, 일각에선 이 위원장이 유 전 원내대표를 단계적-전략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이 위원장은 △국회의원으로서 품위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은 경합자로 빼고 △당 정체성과 관련해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에 대해선 응분의 대가를 지불토록 하며 △상대적으로 편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다선의원의 혜택을 즐긴 사람을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실시하겠다는 3대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당내에선 사실상 유 전 원내대표를 정면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대구 동구을에 대해선 경선 실시 및 단수·우선추천 여부를 발표하지 않은 채, 세번째 원칙에 해당하는 대구 지역 친박을 향해 먼저 칼날을 휘둘렀다. 두번째 원칙인 '당 정체성' 부분만을 남겨둔 것이다. 유 전 원내대표가 자연스레 압박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이 위원장은 유 전 원내대표의 공천 배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공관위원들의 반대가 만만치않아 양측 간 의견 충돌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무성 욕설 녹취록'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의 컷오프 여부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다. 아울러 서울 지역 비박계로 분류되는 이재오(은평을)·진영(용산) 의원, 김무성 대표의 최측근인 김성태(강서을)·김학용(경기 안성) 의원을 비롯해 정갑윤(울산 중구) 황우여(인천 연수갑) 의원 등의 거취도 오는 15일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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