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자도 유권자도 괴로운 '경선 여론조사'
후보자들 "돈과 열정 바쳤지만 '깜깜이 선거'에 속상"
유권자들 "누군지도 모르는데 문자, 전화 모두 피곤"
"모르는 번호라도 꼭! 받아주세요"
"수신거부 합니다. 제발 좀 보내지 마세요"
4.13 총선까지 D-30. 예비후보들은 다음 관문인 '경선 여론조사'에 목메고 있다. 각 당은 공천 과정의 '공정성' 확보 '후보 경쟁력' 파악을 위해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도입·실시하고 있지만, 예비후보와 유권자들의 피로감은 상당하다.
새누리당은 당원 30% 일반 유권자 70% 비율로 안심번호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한다. 다만 후보자 간 합의가 안 될 경우 100% 국민 여론조사 경선을 치른다. 더민주는 전 지역에서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예비후보들은 전화 한 통에 희비가 엇갈리는 셈이다.
그런 여론조사임에도 불구, 예비후보들은 "경력에 의존한 '깜깜이 군소투표'"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선거구 획정 지연으로 성급하게 뽑은 모집단들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다. 무차별적으로 날아드는 문자 메시지와 경력만 보고 후보자를 선택하라는 요구에 불쾌지수가 높다.
문용식 더민주 예비후보(고양시 덕양을)는 "원래는 선거인단을 뽑고 선거운동을 한 뒤에 투표하는데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형식적으로 여론조사를 하니 후보를 알릴 틈이 없었다. '깜깜이 선거'다"며 "경력은 그럴듯한데 실제로는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한 사례도 있다. 그런데 유권자들은 오로지 경력만 가지고 판단해야 하니 그것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대상자이자 '열린 공천심사'에 참여했던 황희 더민주 예비후보(서울시 양천구갑) 또한 "곳곳에서 치러지는 군소 선거다 보니 (후보자에게 관심이 적은) 유권자들은 결국 불러주는 경력에 의존하게 돼있다. (이름이 잘 알려진) 현역이 매우 유리하다"며 "또한 각 진영에서 준비한 조직들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익명의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선거구 확정되자마자) 후보에게 돈 받고 바로 (경선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언론에서 '깜깜이 선거'라고 하는데 유권자들 못지않게 후보자들은 땀, 열정, 돈까지 다 내고 속상하다"며 각종 홍보물을 만들어 여론조사 방법을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예비 후보자들도 '울며 겨자 먹기' 심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권자들도 '누군지도 모르는데 문자 보내 귀찮다'는 평이 대다수다. 예비후보자를 모르는 상태에서 여론조사에 참여해달라고 하니 불편하다는 것이다. 대전에 거주하고 있는 한 20대 유권자는 "개소식부터 기자간담회 일정까지 필요 이상으로 문자를 보내 '보내지 말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며 "급한 마음은 알겠지만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50대 유권자는 "문자를 잘 확인하지 않아 여론조사 전화가 왔을 때 누군지도 잘 몰랐다"며 "대답하면서 밝히기 싫은 정당 취향까지 밝혀야 하니 기분이 불편했다. 불필요하게 전화에 붙잡혀 있는 기분 이었다"고 말했다.
유권자의 부정적인 입장에 변수 또한 존재한다. 국민공천단 전화는 보통 010, 02, 050, 070 등으로 시작하는데 스팸전화와 구분 되지 않아 '수신 거부'나 '부재중' 목록에만 남아 응답률이 저조하다는 점이다.
한편 새누리당은 선거관리위원회에 191개 지역구에 대한 안심번호를 요청해 지난 13일 '1차 경선 여론조사 실시 결과'를 발표했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획정 전 전 지역구에 대한 안심번호를 요청했다. 더민주는 15일 오전 0시께 신명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1차 경선 대상지역' 17곳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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