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작년 하반기 서민 금융지원 목적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 방안 추진
'블루오션' 판단 속 보험, 지방은행도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빅데이터 결합 시장 확대·지역 2금융권 고객 구제' 목적
지방은행과 보험사의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권 내에서도 불모지로 취급받던 중금리 대출시장이 '틈새시장'으로 떠오르며 보험사와 시중은행, 지방은행이 동시에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중금리 대출상품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등 은행권을 중심으로 관련 상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금융기관 신용대출 가운데 중금리 대출구간으로 보는 10~15% 금리구간 비중은 5.1%로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5% 미만인 신용대출 구간 비중이 42%, 15% 이상의 고금리 대출 비중이 28%였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진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는 일부 업계의 평가와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한 빅데이터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중금리 대출시장에 뛰어들었다. 보험사 입장에선 대출상품 출시는 전혀 낯선 업무가 아니다. 다만 주력사업이 아닌 보험사의 대출업무를 통해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대출 업무영역을 확장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특히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결합한 신용평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중금리 대출 주요고객인 신용등급 4~7등급 고객들을 대상으로 등급을 세분화해 기존 신용평가만으로 보이지 않던 우량고객을 잡겠다는 취지다. 이를 바탕으로 빠르면 이달 안에 중금리 대출 신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국내 중금리 대출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원인으로 정보 부족으로 인한 수요자 선별의 어려움을 꼽은 바 있다. 수요자들의 신용도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신용도를 반영하는 정보의 수집과 공유가 부족하다보니 금융사들이 신용도 판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직업이나 소득수준 등만을 고려해 평가했지만, 빅데이터가 도입될 경우 페이스북을 통한 소득패턴 등 엄청난 정보를 긁어모아서 개인의 이자상황능력이나 신용능력이 어떤지를 파악할 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보험시장은 이미 포화로 보기 때문에 수익원 자체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틈새시장 진출이나 사업다양성 창출”이라며 “보험사로서는 유일하게 인터넷은행인 K뱅크에도 참여하고 있는 입장에서 중금리 대출시장 진출이 분명 여러 모로 넓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방은행의 경우 기존 고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해오던 지역민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통상 연 금리 10%대를 중금리 대출상품이라고 지칭하지만 최근 지방은행들이 내놓은 중금리 대출 신상품들을 살펴보면 최저 금리가 6%대에 그치는 등 기존 중금리 대출보다 상당히 저렴하게 책정됐다. 이와 함께 상품에 따라 대출금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애는 등 지역고객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시중은행보다 조달금리가 높아 대출금리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지방은행의 경우 시중은행에서 내놓는 초저금리의 1금융권 우량 고객들이 주 고객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신용등급이 낮아 시중은행에서는 돈을 빌릴 수가 없고, 그간 높은 금리로 고통받고 있던 제2금융권 내 지역 고객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강한 시중은행과도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조달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아 일반 기업이나 고객들에게 대출금리 적용할 때 소폭이라도 높게 받을 수 없는 처지다. 아무래도 대출금리 적용 약점이 있다. 게다가 똑같은 조건으로 수익구조 인력 모두 열세다. 똑같이 해서는 수익을 낼 수 없다. 그러다보니 이를 커버하기 위해서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급하게 돈이 필요한 고객들은 2금융권에서 15%나 20%짜리 대출을 빌리는 것이 다반사다. 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9%나 12% 금리만으로 대출을 해 주더라도 고객 입장에서도 돈이 적게 나가는 것이고 지방은행 입장에서도 고객을 잡을 수 있어 이익”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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