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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리 모인 '정·정·유', 제2의 '남·원·정'될까


입력 2015.12.05 10:14 수정 2015.12.05 10:15        전형민 기자

'과잉해석' 경계…'큰 그림 그리는 터 닦기' 시각도

왼쪽부터 정병국·정두언·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데일리안

유승민·정병국·정두언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최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거부권 정국' 속 "대한민국 헌법 1조1항을 지키고 싶었다"는 유 의원, "박근혜 정부 고위직이 험지로 나가라"며 'TK물갈이설'을 일침한 정 의원, "역사교과서는 획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작심비판한 남경필 지사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당내 비주류이자 소신파인 이들의 모임이 의미심장하다. 특히 이들은 이 자리에서 '개헌'과 '정치개혁'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져 그 의미와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은 이들의 모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제2의 남·원·정', '정(병국)·정(두언)·유(승민)'라며 찌라시도 돌았다.

이들의 모임을 두고 한 정치권 관계자는 "(모임이) 단순히 다가오는 총선을 위한 '생존신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 당락의 문제 때문에 '노이즈 마케팅'을 해야하는 초·재선 의원이 아니다"라며 "내후년(대선)을 두고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터 닦기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인사의 면면을 본다면 가능한 분석이다. 정두언 의원은 국방위원장으로서 최근에는 KF-X 사업을 두고 박 대통령에 재고(再考)를 요청하는 등 자기 목소리를 뚜렷하게 내고 있고, 유 의원은 2015년 최고의 정치이슈로 손꼽히는 '거부권 파동'의 주인공이다. 특히 유 의원은 원내대표 사퇴 이후 활동이 뜸하다가 부친상을 거치면서 지역에서 강연 등으로 활동하며 조금씩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남 지사 역시 야당 추천 인사를 부지사로 임명해 연정을 하는 등 파격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이들의 모임이 예전과는 다른 정치권 상황에 따른 필연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새누리당은 항상 당내 개혁모임이 있어왔는데 19대에서는 사실상 실종된 상황"이라며 이들의 만남은 그런 개혁 모임의 부재에 따른 결과라고 봤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부터 그 세부적인 형태는 조금씩 달라도 '미래연대', '새정치 수요모임', '민본21'등 이른바 소장파(少壯派)들이 존재해왔다. 19대 국회에서도 '아침소리'가 존재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그 이유로 "청와대와 친박계라는 '소나기'를 막아줄 '우산'이 없다"고 말했다. 우산의 역할을 해야할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와 각을 세우기보다는 납작 엎드리면서 초·재선도 공천을 위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 자리를 함께했던 의원들은 이 자리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병국 의원은 "실종되어 가는 정치를 어떻게 살려야할지, 이제 실질적으로 당의 중심이 되어야할 중진으로서 '책임지는 정치를 해야하지 않겠나'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모여서 뭐만 한다고 하면 비주류가 모여서 총선을 대비해서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냥 정치를 걱정하는 소리를 한 것"이라며 '과잉해석'을 경계했다.

자리를 주최한 것으로 알려진 유 의원 측도 "원래 11월 중순에 만나기로 되어있던 약속이 최근 유 의원이 부친상을 치루면서 연기됐던 자리"라며 다른 의미부여에 선을 그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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