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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강해졌다' 문재인 '안철수 나갈테면 나가'


입력 2015.12.03 18:18 수정 2015.12.03 18:20        이슬기 기자

강경모드로 '상식'과 '비상식' 수차례 언급..."거부가 아니라 '안되는 것'"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일 오후 국회에서 현안 관련 입장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철수 전 대표의 제안을 내가 거부했다기보단 ‘안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없는 거다. 그건 ‘거부’와는 다르지 않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달라졌다. 비현실적·비상식적인 제안은 ‘거부’라고 할 것조차 없다는 식의 강력한 정면돌파를 선언하면서도, 예전과 같이 얼굴을 붉히거나 격앙된 모습은 없었다. 표정은 잠잠했고 어조는 단호했다.

3일 문 대표는 안철수표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거절하는 내내 ‘상식’과 ‘책임’을 말했다. 문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고 후보로 다시 나서 전대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을 “비상식적인 것”으로 규정하면서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훈수했다.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에 관해서도 상식의 문제를 꺼내들었다. 문 대표는 그간 당 안팎에서 세 사람의 단합을 요구해왔던 것을 언급하며 “상식적인 요구이고 나도 공감한다.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상식적인 일이 왜 안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추가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이제 더 이상 안되는 일에 매달려 시간을 보낼 수 없다”고도 했다.

특히 안 전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 일부의 ‘탈당 카드’에 대해선 초강경 모드로 대응했다. 앞서 안 전 대표의 측근인 문병호 의원과 박지원 의원 등이 언론 인터뷰에서 혁신 전대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도 고려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한 바 있지만, 문 대표는 또다시 ‘현실’을 말했다. 현재 시점에서의 탈당은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며 탈당파의 숨통을 조였다. 탈당을 무기로 한 더 이상의 회유와 협상은 없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간 ‘문·안·박 연대’를 비롯해 지도부나 주변 의원들과의 사전 협의보다는 홀로 결정을 내려 발표했던 문 대표였지만, 이번 ‘정면돌파’는 연대 제안 직후부터 당내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다수의 제안을 근거로 숙고 끝에 결정했다는 게 문 대표 측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런 만큼 당내 후폭풍이나 반발도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문 대표는 지난 1일 이같은 방침을 정한 뒤 다음날 회견문을 직접 작성, 회견문 발표를 앞둔 당일 오전 담당 당직자들에게 회견문 초안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 대표가 짧은 답변 한줄로 경고성 탈당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자, 일부 당직자들 사이에선 놀라움이 섞인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시원시원하다. 속이 다 뚫린다”고도 말했다. 총선을 4개월 앞두고 탈당 가능성은 적지만, 설사 탈당을 감행한다 해도 ‘비현실적인’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천명한 셈이다. 다만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안에 대해선 “내 책임으로 해나가겠다”며 ‘혁신 거부’로 불릴만한 싹을 차단했다.

당 기강 확립에도 전과 다른 단호함을 보였다. 앞서 문 대표는 이른바 친노계로 불리는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 논란과 윤후덕 의원의 자녀 취업청탁 문제 당시 비노 측으로부터 ‘솜방망이 처벌’,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자당 비판에 열을 올리던 조경태 의원과 새정치연합을 비난하며 탈당한 박주선 의원 등에 대해서도 “기강확립 차원에서 제대로 징계하라”는 당 안팎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문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앞서 당무감사를 거부한 비노계 인사 유성엽·황주홍 의원에 대해 “당헌당규를 정면으로 위반한 해당행위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두 의원이 도당위원장직을 자진사퇴하든가 이를 거부하면 해당 지역 인사들이 이에 합당한 중론을 모아 대응해달라”고 초강수를 뒀다.

또한 대표적인 친노 인사이자 각각 ‘자녀 로스쿨 압력 의혹’과 ‘시집 판매 논란’을 일으킨 신기남·노영민 의원에 대해서도 “당무감사원이 철저한 조사를 벌인 후에 윤리심판원에 회부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투자업체로부터 뇌물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친노 인사 김창호 전 분당갑 위원장에 대해선 가장 높은 강도의 ‘출당 조치’를 주문하고 “이른바 친노든 친문이든 비주류든 원칙앞에 예외는 없다”며 비주류계의 반발을 사전 차단했다.

문 대표가 정면돌파를 선언함에 따라 ‘탈당 카드’까지 쥐고 있던 안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진 모습이다. 그는 문 대표의 회견 직후 측근을 통해 "당의 앞길이 걱정이다. 당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 지 우려된다"고 밝혔지만, 향후 행보에 대해선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대표가 총선 ‘사생결단’을 선언한 만큼, 더 이상의 역제안은 부작용이란 것을 안철수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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