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시장, 한국 샌드위치 신세되나
배터리 출하량 일본과 격차 여전…중국에 추격 허용
기술 향상 지속과 중국 시장 공략 방안 마련 시급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일본이 계속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자국 내 배터리 수요를 바탕으로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조만간 우리를 크게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할 전망이다.
29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전기차(EV)용 배터리 출하량을 국가별로 집계한 결과, 일본이 전체 시장(1만254MWh)에서 60.8%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일본은 10월까지의 출하량이 6229MWh으로 지난해 전체(6317MWh·69.6%)에 육박했지만 점유율은 8.8% 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일본은 파나소닉에 이어 PEVE와 AESC등이 1~3위를 차지한 가운데 LEJ(7위) 등 톱 10에 4개 기업이 이름을 올리는 등 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표 참조
이번 조사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중국의 출하량은 1492MWh로 이미 지난 한 해(701MWh·7.7%)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상태로 시정 점유율도 14.5%로 6.8%포인트나 늘어났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전기차 생산량이 늘어난 것이 배터리 출하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톱 10에 든 BYD(4위)·ATL(8위)·리센(9위) 등 3개 업체 모두 시장 점유율이 1.7~3.1% 상승하는 등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3사가 1509MWh를 출하했다. 지난해와 변동이 없는 14.7%의 시장 점유율로 중국에 추격을 허용했다. 일본과의 격차가 여전하 상황에서 중국에게 추격을 허용하면서 점점 샌드위치 신세가 되는 모습이다.
중국이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수요국가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 배터리 업체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각 업체들은 늘어나는 자국 내 배터리 수요를 중심으로 소화하며 물량을 늘려나간다는 목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에서 출하된 전기차(하이브리드 포함)는 약 10만5822대로 이에 들어간 배터리 출하량은 206만7893kWh다.
지난 한 해 중국에서 출하된 전기차가 6만4854대, 배터리 출하량이 132만4134kWh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전기차 대수와 배터리 출하량 모두 2배 성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는 중국이 현재 하이브리드(HEV)가 주축인 다른 국가들에 비해 순수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비중이 높아 배터리 출하량에서는 이미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대형 배터리에서의 지속적인 기술력 향상과 함께 향후 전 세계 최대 시장이 될 중국 시장 공략 방안도 보다 면밀히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기기용 소형 배터리에서 강점과 우위는 분명 있지만 중대형인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는 분명 일본과 격차가 있다”며 “중국도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수요 확대를 통한 시장 창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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