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삼성병원" 강조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시민들 "꼼꼼히 측정해보고 재개하는 건가?" 추가 감염 우려 여전
서울시 측 "안전한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걱정 안해도 돼" 강조
#1. 경기 김포시에 거주하는 김가영 씨(가명, 30)는 3년 전 갑작스럽게 유방암 3기 진단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이후 그는 정기적으로 삼성서울병원에 방문해 재발조짐이 없는지, 항암치료 후유증이 남았는지 등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이 같은 이유로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해야 했지만 메르스로 인한 감염을 우려해 예약 날짜를 8월로 변경했다. 그러나 암 치료 이후 급격하게 면역력이 저하된 김 씨는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병원 방문 날짜를 미룰지 고심하고 있다.
#2. 전라도 광주에 살고 있는 이샛별 씨(가명, 32)는 최근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간헐적으로 마비 증세를 느껴 시내에 있는 한 종합병원에 방문했다. 그러나 병원은 정확한 병명을 알아내지 못했고, 이 씨는 결국 삼성서울병원에 진료를 예약했다. 갈수록 증상이 심해졌지만 그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한참을 참고 기다렸다. 하지만 메르스 여파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이 씨는 결국 인근의 다른 병원을 대신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서울병원의 부분폐쇄 조치가 20일 0시를 기해 종료됐다. 질병관리본부 즉각대응팀과 삼성서울병원 특별방역단, 서울시가 최종적으로 부분폐쇄 해제와 재개원 가능 여부를 점검한 뒤 내린 조치다.
그러나 여전히 시민들 사이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에 감염된 추가 확진자가 14일 넘게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혹시 모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서다.
김 씨와 이 씨의 경우에서처럼 삼성서울병원을 찾는 초·재진 환자들은 물론 네티즌들도 여전히 메르스 감염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네이버 아이디 ‘soda****’은 “나 21일날 예약되어 있는데 무서워서 못 가겠다! 병원을 다른 데로 옮겨야 할 듯..”이라고 말했고, 아이디 ‘jysa****’은 “재개했다가 다시 번질꺼 같은 느낌은 뭐지? 소독 꼼꼼히 다하고 측정해보고 재개하는거 맞죠?”라며 여전한 불안감을 표했다.
이밖에 “만약에 진짜 만약에 확진자가 다시 나오면 어떡해?”(koko****), “메르스 종식 선언 되었나요? 저러다 혹여 그러면 안되겠지만 다시 메르스가 활동하면 그땐 똑같은 일만 반복되고 마는거겠죠?ㅜㅜ 전 무서워서 저 병원 안가고프네요”(suny****), “고생하신건 알겠지만... 문제도 많았어서 가련지...”(dhkd****) 등 상당수의 네티즌들이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작 서울시와 삼성서울병원 측은 ‘안전한 병원’을 강조하며 ‘메르스와 관련해서는 우려할만한 사항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17일 삼성서울병원 재개원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삼성서울병원 감염병 관리 계획과 이행 상태를 확인했으며 외과 중환자실, 침상 등에서 94건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메르스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시 관계자는 20일 데일리안에 “출입구에서의 환자나 보호자에 대한 발열감시, 의료진에 대한 감염병 교육, 응급실부터 병원 내 환자들에 대한 소독관리 등 병원 재개 시 필요한 전반적인 것들이 실질적으로 이행되고 있는지, 준비는 다 됐는지 점검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7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즉각대응팀에서 부분격리 해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저희(서울시)도 감염관리 계획서나 모든 이행상태가 원만했기 때문에 진료를 재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확인을 해준 것”이라며 “메르스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울시 측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감염관리 계획서의 구체적 내용과 관련, “아직 검토가 끝나지 않은 부분”이라며 공개에 대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시가 공개를 꺼린 감염관리 계획서에는 메르스 대응 통합행정 지침에 따른 소독이나 방역, 감염관리 교육, 환자들의 발열 감시 및 체크, 선별진료소 운영 등의 중점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환자가 거의 전원돼 삼성서울병원에는 없는 상태고, 또 일정 격리됐던 부분도 해제된 상태기 때문에 ‘안전한 삼성서울병원’이라고 보시면 된다”며 “앞서 격리해제됐던 건국대병원, 강동성심병원, 강동경희대병원도 다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 역시 본보와의 통화에서 “부분폐쇄 해제는 질병관리본부에 권한이 있고 재개원을 허용해주는 것은 서울시, 지자체에 권한이 있다.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해) 세 기관이 다 검토하고 협의해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고 지속적으로 위험여부는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재진환자를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진료를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외래·입원·응급실 초진(신규)환자에 대해서는 오는 8월 3일부터 진료를 재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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