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신임 금감원장 '건전성' 강조…'쇄신' 예고

최우선 과제로 '건전성' 꼽으면서 금융회사의 '책임' 함께 강조

인사 태풍 관련 "지금 시점에서 언급 적절치 않아"…쇄신 예고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취임식에서 "금감원이 시장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글로벌 수준의 금융감독 역량 확충과 고도의 청렴성 유지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첫 공식일정에서 최우선 과제로 '건전성 감독'을 꼽았다. 아울러 금감원 조직에 대한 대대적 개혁도 예고했다.

19일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둔화, 가계부채 문제 등 대내외 불안요인들로부터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공고히 지켜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철저한 건전성 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이어 "금융이 실물경제 지원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면서 △부실여신 면책제도 실효성 강화 △직원 제재의 금융회사 위임 △검사·제재 업무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 등 보수적인 금융 관행을 개선해 나갈 것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금융회사의 자율과 창의 존중하고 촉진하는 것에 최우선 가치를 둔다고 했다. 이를 위해 진 원장은 △금융회사와 소통을 강화하면서 △불투명하고 자의적인 구두지도 △법규에 저촉되지 않는 사항에 대한 책임 추궁 등은 자제할 것임을 약속했다.

자율성을 높이는 대신 금융회사에 대한 책임도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진 원장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저해하는 중요한 문제 발생시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확실히 물을 것"이라며 "감독실패를 초래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유관기관과 정책공조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B사태의 원인으로 꼽힌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진 원장은 "기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면서 "내부통제와 지배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을 통해 금융회사의 실질적인 행태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했다.

아울러 진 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서민금융의 양적·질적 개선을 위해 더 많은 감독역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내부 청렴성 주문…사실상 '쇄신' 예고

진 원장은 이날 금감원 자체적으로 쇄신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진 원장은 취임사 말미에 조고각하(照顧脚下) 즉 '자기의 다리 밑을 비추어 돌아보라'며 금감원 임직원에게 청렴성을 주문했다.

또한, 진 원장은 촉한의 제갈량이 쓴 계자서에 나온 '담박명지 영정치원(澹泊明志 寧靜致遠)'을 인용하며 금감원 내부 개혁을 예고했다. 담박명지 영정치원은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해야 뜻을 밝게 가질 수 있고,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야 포부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진 원장은 이날 취임식이 끝난 직후 기자실을 찾아 대대적 인사가 단행될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