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들이 아이폰6 팔겠다는 까닭은?
오는 12월부터 프라임에셋 설계사 스마트폰 판매
설계사 수익 안정화로 불완전판매 줄어들 것 vs 오히려 늘어날 것
보험업계 "룰 정해놓지 않으면, 밀어내기식 판매 강압 있을 수 있어"
일부 보험대리점(GA)이 소속 설계사에게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준다. 겉으로 보험설계사의 수익 안정화를 위한 수단이지만 장기적으로 이를 통해 불완전판매를 줄여나가는 복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에선 보험설계사가 본연의 업무 외 부수업무를 신경 쓰다 보면 오히려 불완전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설계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하면서 스마트폰을 할인된 가격에 끼워 파는 것처럼 눈속임할 수 있다는 우려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만여명의 설계사를 거느리고 있는 프라임에셋은 다음 달부터 자사 소속 설계사를 통해 스마트폰 판매를 시작한다. 보험설계사가 1인 휴대폰 대리점이 되는 셈이다.
프라임에셋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설계사에게 수익 다변화 기회를 열어줘 금전적 수익과 더불어 정착률을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설계사의 불완전판매를 줄여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설계사의 불완전판매 대다수 성과급으로 인한 불안정한 수익에서 야기된다. 이 때문에 설계사에게 부수업무로 스마트폰 판매를 허용하면 자연스레 불완전판매도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설계사의 스마트폰 판매 영업방식은 대면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설계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하면서 동시에 스마트폰 교체·구입을 권유하는 식이다.
다만, 보험설계사가 스마트폰을 판매하더라도 스마트폰 보험과 연계하지 않는다. 단순히 보험상품 외 스마트폰 신규회원을 모집하는 수준이다.
프라임에셋 관계자는 "기존 보험상품 판매에서 스마트폰 모집활동이 추가되는 것일 뿐"이라며 "스마트폰 보험과 연계한 상품 판매방식은 아직 계획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설계사는 보험상품 판매로 인한 수익 외에도 스마트폰 판매로 판매수수료와 매월 관리수수료를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보험설계사가 스마트폰 판매를 하겠다고 신청하면, 보험대리점은 설계사에게 새로운 사원번호를 부여한다. 이에 스마트폰 판매가 가능해진 설계사는 신규회원을 받고 회원정보를 보험대리점에 넘겨준다.
보험대리점은 별도의 휴대폰 판매 법인을 설립해 설계사로부터 넘겨받은 회원정보를 다시 통신사에 넘긴다. 이를 위해 프라임에셋은 지난달 1일 법인을 추가로 세웠다.
한편, 일부에선 보험설계사가 본연의 업무 외 다른 일을 하다 보면 오히려 불완전판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정반대 전망도 있다. 또 밀어내기식 영업에 설계사가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특정 보험상품을 함께 샀을 때 마치 단말기 가격을 깎아주는 것처럼 영업활동을 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오히려 불완전판매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만약 지점장 중심으로 스마트폰 판매 할당량을 정해놓으면, 최종적으로 설계사가 판매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면서 "보험설계사가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떤 룰 안에서 판매하느냐를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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