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시장은 내가 접수하겠소"
우리카드, 지난해 분사 이후 체크카드 성장 도드라져
신한카드, 발급수·이용금액에 있어 업계 1위 굳건
국민카드, 정보유출 여파로 신한카드와 격차 더 벌어져
기업계 카드사 "체크카드는 다른 세상 얘기"
지난 3분기 우리카드 고객의 체크카드 한 장당 분기별 평균 사용액이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체크카드 고객 확보에 있어 신한카드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반면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현대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발급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같이 체크카드 시장에서 카드업계 엇갈린 희비로 지각변동까지 예고된다. 은행계 카드사의 '전성시대'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12일 여신금융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3분기 우리카드 체크카드 한 장당 이용금액(이용금액/전체 발급 수)은 38만9453원으로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높다.
이어 농협카드(36만8223원), 국민카드(30만4638원), 외환카드(27만8279원), 신한카드(25만2147원), 하나SK카드(19만7058원) 순이었다.
반면 은행을 끼지 않은 기업계 카드사의 경우 체크카드 한 장당 분기별 이용금액이 20만원을 채 넘기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카드(17만3799원), 삼성카드(13만4855원), 롯데카드(9만8325원) 순으로 조사됐다.
체크카드 발급에서도 기업계 카드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체크카드 발급 수가 57만매 감소했다. 현대카드도 41만매, 롯데카드 8만매 줄었다.
반대로 은행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발급 수를 크게 늘려가고 있었다.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3분기보다 체크카드를 108만매 더 찍어냈다. 이어 우리카드(92만매) 농협카드(80만매), 하나SK카드(71만매), 외환카드(24만매) 순으로 체크카드 규모를 키웠다.
다만 국민카드는 은행계 카드사 중 체크카드 발급에 있어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연초 정보유출 사태가 터졌던 카드 3사(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와 비교해도 내림세가 뚜렷했다.
지난 3분기 국민카드 체크카드 발급 수는 1858만매로 전년 동기 42만매 더 쪼그라들었다. 이에 체크카드 발급 수가 가장 많은 신한카드와 격차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151만매로 더 벌어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체크카드 발급 수는 국민카드가 신한카드보다 43만매 더 많았다.
이용금액 증감을 보면 신한카드와 우리카드의 성장이 눈에 띈다. 지난 3분기 동안 신한카드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5조57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조1230억원 증가했다. 우리카드도 지난해 3분기(3조174억원)보다 1조1173억원 늘어난 4조2917억원을 기록했다.
카드 3사 정보유출 후폭풍…국민 '삐꺽', 농협 '굳건', 롯데 '다른 세상 얘기'
체크카드 발급에 있어 국민카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이용금액에서 성장세를 유지했다. 국민카드는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5551억원 증가한 5조6626억원을 찍었다.
고객정보 유출로 영업정지 3개월을 받은 카드 3사 중 농협카드는 유일하게 발급 수와 이용금액 모두 늘리는 성과를 냈다. 농협카드는 지난해 3분기 체크카드 이용금액 5조8367억원에서 지난 3분기 6조6832억원으로 1조 가까이 성장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민카드에서 체크카드 발급 수가 줄었지만, 이용금액이 증가한 것은 연초 정보유출로 빠져나간 회원 중 휴면카드 보유자도 많았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체크카드 이용금액 증가 추세와 발급량 등을 따져봤을 때 이용금액이 많이 늘어나지 않아 카드 3사 중 규모면에서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카드 3사 중 농협카드만 유일하게 발급 수와 이용금액 모두 증가한 것은 그만큼 영업채널이 탄탄하고 충성고객이 많다는 얘기"라며 풀이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득공제 혜택에 힘입어 체크카드 사용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은행창구라는 영업채널을 가진 카드사의 성장이 도드라져 장기적으로 카드업계 지각변동까지 예고되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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