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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카드 분사' 반갑지 않은 소비자 그리고 가맹점


입력 2014.09.04 16:11 수정 2014.09.04 16:16        윤정선 기자

고객정보 유출 가능성 꾸준히 제기…외환은행 "완벽성 강화했다"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상 "분사 비용 가맹점에게 전가"

지난 1일 외환은행 신용카드 사업부문이 외환카드로 독립해 연내 하나SK카드와 통합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외환카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 ⓒ데일리안

외환은행에서 외환카드사업 부문이 떨어져 나오면서 사실상 하나SK카드와 통합의 첫걸음을 뗐다. 하지만 외환카드 분사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특히 고객정보 유출 가능성부터 가맹점 수수료 인상 등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 때문에 분사로 애먼 소비자나 가맹점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는 외환은행의 신용카드 부분 분할과 외환카드 분사를 승인했다. 지난해 12월 외환은행 이사회 결의를 통해 카드사업 부문 분사를 추진한 지 8개월 만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환카드가 영업계획, 인력, 조직 운영의 타당성 등 은행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인·허가 요건을 충족했다"면서 "특히 2차에 걸친 금융감독원 현장점검을 통해 고객정보 보관 전산시스템이 물리적 분리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전산망 분리에 대한 점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본인가 승인을 연기했었다. 고객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물리적인 전산망 구축이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특히 연초 카드 3사 고객정보 유출사태 시기와 맞물리면서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번 카드분할 과정은 타 은행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엄격한 기준 아래 진행됐다"면서 "감독당국의 현장점검을 성공적으로 수검하였을 뿐만 아니라, 외부 감리기관에 의한 전산분리 적정성 검증을 실시해 고객정보 분리의 완벽성을 한층 강화했다"고 자부했다.

홀로서기에 성공한 외환카드는 하나SK카드와 통합만 남겨두고 있다. 외환카드는 연내 하나SK카드와 통합을 통해 시장점유율 8%와 업계 6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카드 분사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외환은행 내부에 남아 있다.

우선, 흑자 사업인 카드부문을 무상으로 하나금융지주로 이전한다는 목소리가 무성하다. 돈 되는 외환카드를 돈 못 버는 하나SK카드와 통합시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통합 선언이 발표되자 마자 외환은행 노조는 삭발 결의를 하는 등 극렬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 특히 이들은 외환카드 분사와 하나SK카드와 통합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데일리안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외환카드 분할로 외환은행의 건전성과 영업력, 수익력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됐다"면서 "이는 하나금융지주의 카드사업 경영실패를 덮어주고자 외환카드를 희생시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객정보 유출 가능성과 전산시스템 취약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외환은행이 외환카드 분할 작업을 진행하면서 고객정보를 일괄 삭제해 복원작업을 진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지난달 초 외환카드를 법인카드로 사용하고 있는 KT&G에서 이중출금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외환은행은 부랴부랴 이중출금된 건을 모두 취소하고 환급 처리했다. 외환은행 노조 측은 해당 사건을 두고 전산통합 과정에서 시스템 취약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 "전산통합에 따른 시스템 취약성이라면 KT&G뿐 아니라 여러 건의 이중출금 사고가 발생했어야 한다"며 "하지만 사고는 매입자료가 제대로 추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료가 넘어가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같은 논란에 더해 외환카드 분사가 소비자에게 득보다 해가 많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외환카드 가맹점 입장에선 분사가 달갑지 않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분사를 앞두고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현행 1.5%에서 1.7%로 인상하겠다고 공지했다.

외환카드는 분사 이후 외환은행 계좌를 사용하는데 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하는 만큼 가맹점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분사로 발생하는 비용을 카드가맹점이 떠안는 꼴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을 역행하고 있다.

일부 외환카드 사용자는 하나SK카드와 통합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외환카드 한 이용자는 "외환카드에서 지난 2001년 사고기록이 있는데 통합하면 하나SK카드 발급이나 이용한도 상향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고 걱정했다.

한편,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가 통합하는 것은 금융회사 간 문제"라며 "만약 분사나 통합으로 예기치 못한 소비자 관련 피해가 발생한다면 통합의 효과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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