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악마의 편집' 논란, 시청자는 피곤해

'쇼미더머니3' 출연진 "왜곡된 편집 피해자"

제작진 공식입장서 유감 표명 '상반된 주장'

케이블채널 엠넷 래퍼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3'가 '악마의 편집'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 엠넷

지난 18일 온라인은 '악마의 편집'으로 종일 시끌시끌했다. 케이블채널 엠넷 래퍼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3' 출연자들이 제작진이 '악마의 편집'을 했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악마의 편집'은 출연자의 의도를 왜곡하는 편집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자극적인 편집으로 논란을 부른다. 실제로 '슈퍼스타K'는 몇몇 출연자들의 폭로로 역풍을 맞았다. 올해 초 종영한 SBS '짝' 역시 왜곡 편집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쇼미더머니3'는 세 번째 시즌까지 진행하면서 미래의 스타를 발굴해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의 관심 덕분인지 방송 직후 도전자의 말과 행동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진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7일 방송에 출연한 래퍼 타래가 자신의 SNS에 방송 편집과 관련된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이날 방송에서는 도전자 타래와 김효은의 1대1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2대2 동점을 받은 두 사람은 재도전에 나섰고 결국 김효은이 합격했다.

탈락한 타래는 억울한 표정으로 "가사를 잊어버린 사람한테 졌다. 이게 말이 되느냐. 잘 먹고 잘사세요"라고 말한 뒤 갑자기 무대를 떠나 심사위원들을 당황하게 했다.

심사위원 타블로는 "타래 씨 화 나서 나간 거 맞아요?"라며 "그 화 때문에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순간순간 흘러나오는 김효은의 목소리가 좋았다"고 김효은이 합격한 이유를 설명했다.

심사위원 래퍼 스윙스는 "잘 먹고 잘사세요? 당신 랩이나 잘하세요"라고 쓴소리를 했다.

방송 직후 타래의 돌발 행동은 비난을 받았고 타래는 SNS에 "사람을 예의 없는 놈으로 만드시네요. 설마 심사평 중간에 나가겠습니까? 이 나이에 기본도 모르는 철부지 어른으로 만들어 놓으셨네요"라며 제작진이 '악마의 편집'을 했다고 주장했다.

타래는 이어 "작가님들도 감정 추스르고 억지로 참고 있는 저 붙잡아서 한마디만 하라고 해놓고, 한마디 한 걸 선배 심사위원님들께 예의 없이 던진 멘트로 붙이셨나 보네요. 너무 하십니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타래는 또 "제가 경솔했던 거 같습니다. 그런 빌미를 주면 안 된다는 걸 깜박했습니다. 부족한 거 저도 잘 알고 경솔한 행동 죄송하지만, 설마 제가 사람 말하는데 박차고 나가겠습니까? 답답합니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 같은 타래의 글은 순식간에 기사화됐고, 다른 출연자들까지 나서 '악마의 편집'을 주장하고 나섰다.

방송에서 경쟁자였던 최재성과 따로 연습해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받은 스내키챈은 트위터에 "나 오늘 (방송) 못 봤는데, 싸가지 없게 나왔다며? 악마의 편집 피해자입니다"라고 편집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케이블채널 엠넷 래퍼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3'가 '악마의 편집'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_방송 캡처

스내키챈과 대결한 최재성은 자신의 SNS에 "혹시라도 논란이 될까 봐 글을 남긴다"며 "챈 형, 저한테 엄청 잘 해주셨어요. 예전부터 챈 형에 대한 존경을 표현했었는데 그게 안 나온 게 아쉽네요"라고 스내키챈의 주장을 거들었다.

출연자들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방송에서 심사위원들의 태도를 지적한 김성희는 "2차 오디션 당시 촬영 현장 심사위원들의 참가자들을 배려하지 않은 말장난, 마치 어린아이들 학예회를 보는 듯한 분위기가 랩 경연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닌 것 같아 소신껏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성희는 이어 "길었던 대화 내용이 편집되고, 자극적인 부분과 타블로 심사위원이 오해하는 장면만 방송에 나왔다"며 "나중에 제 얘기를 다 듣고 타블로 심사위원도 수긍하며 응원해줬는데 그 부분은 방송에 나오지 않았다"고 편집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엠넷은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입장을 밝혔다. 엠넷은 "편집상의 왜곡은 없었다"며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제작진도 유감"이라고 전했다.

제작진과 출연자의 상반된 주장에 시청자들은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시청자는 "래퍼들의 순수한 대결을 보고 싶은데 다른 부분이 화제가 돼 아쉽다"는 시청평을 남겼고, 또 다른 시청자는 "프로그램 애청자인데 말들이 많아 안타깝다. '악마의 편집' 없이도 재밌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몇몇 시청자들은 "'악마의 편집', 내가 직접 확인하겠다"며 방청을 신청했고 또 다른 누리꾼들은 제작진을 향해 "무편집 영상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쇼미더머니3'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여고생 출연자 육지담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괴롭히는 '일진'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곤욕을 치렀다. 제작진은 "육지담이 일반인이고 아직 어린 학생이라 제작진도 (논란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