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올스타전 은퇴식 놓고 '시시비비'
한화 소속이라기보다는 한국야구 전설 대우
올스타전 흥행 긍정적 효과..특별대우 자격 충분
'별들의 제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1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다.
이번 올스타전은 예년에 비해 좀 더 특별한 이벤트가 추가됐다.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41)의 공식 은퇴식이 올스타전 기간 중 함께 열리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2012년 11월 30일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7시즌 124승(98패)을 거두며 아시아투수 최다승 기록한 보유한 박찬호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야구사에 큰 족적을 남긴 거물이다.
박찬호는 일본을 거친 뒤 한국 한화 이글스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내며 5승(10패)을 올렸다.
이번 박찬호의 은퇴식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관한다. 지난해까지 국내 프로야구에서 선수 은퇴식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소속 구단이 아니라 KBO가 특정선수의 은퇴식을 주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여러 뒷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왜 마지막 소속구단인 한화에서 박찬호의 은퇴식을 열지 않느냐'에서부터 '현역들의 잔치가 돼야 할 올스타전이 박찬호 은퇴식 때문에 오히려 묻히는 게 아니냐' 등 비판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박찬호 은퇴식은 현실적으로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서 미뤄져왔다. 은퇴를 선언한 지 1년 반이 되도록 진전이 없었던 이유다. 한화는 부진한 팀 성적과 박찬호와의 일정 조율 문제가 겹쳐 은퇴식 일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화 팬들 내부에서도 고작 1년밖에 뛰지 않은 박찬호를 위해 은퇴식까지 열어줘야 하느냐에 대한 엇갈린 여론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를 잘 아는 박찬호도 굳이 자신의 은퇴식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박찬호는 특정팀 소속이라기보다는 한국야구의 전설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다. 실제로 박찬호가 한국야구사에 미친 영향력과 업적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그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한 박찬호를 팬들과 변변한 작별인사도 없이 허무하게 떠나보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야구계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실제로 박찬호의 올스타전 은퇴식을 처음 건의하고 추진한 것도 프로야구 선수협회다.
현역 선수들의 올스타전이 박찬호의 은퇴식 때문에 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섣부르다. 긍정적으로 보면 오히려 박찬호 가세로 올스타전의 흥행 효과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이기도 하다. 박찬호를 올스타전에 참여시켜 한 타자 정도를 상대하게 하거나, 혹은 타자로 한 타석 정도 세우며 은퇴경기를 겸하게 하는 것도 괜찮은 이벤트다.
박찬호가 한국야구 발전에 미친 영향력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올스타전 은퇴식을 지나치게 특별대우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기 보다는, 한국야구를 빛낸 전설에 대한 야구계 차원의 예우와 존중이라는 관점에서 인정하는 게 옳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